한국일보

마음은 단순한 게 좋다

2006-10-1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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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칼럼

▶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세상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존재가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의 변화는 세상의 변화를 앞지른다. 우리는 세상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이 변하고 또 변한다. 신념이 강하고 심지가 두터운 사람이라도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겨내기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세상을 헤아린다기보다 그 마음이 한치 앞 세상을 알아보지 못한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변하고 바뀌고 흐르면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 그 자리에 멈추는 것이 없다. 세상의 이치와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다. 그러고 보면 수시로 변하는 사람의 마음을 탓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모든 것들이 멈추질 않고 움직이고 있는데 그것을 고정시켜보려는 마음이 고통을 부르고 뜻대로 안 되는 것을 뜻대로 해보겠다는 부질없는 마음으로 인해 사는 게 힘겨운 것이다.
육신의 고통보다 마음의 고통이 훨씬 크고 아픈 법이다. 우리가 겪는 염려와 고민 고통과 불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마음의 문제라는 걸 알게된다. 마음이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잡을 수 없기에 있으면서 없는 것이고 없으면서 있는 것이다. 마음이 정해진 위치는 어디에도 없다. 마음 정하는 대로 정신이 움직이고 육신이 따라가는 걸 보면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재물과 명예에 마음 쏠리고 사랑과 미움에 마음 빼앗기면 한시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것이다. 무엇엔가 미혹(迷惑)되어 마음을 깊게 쏟아내면 즐거움보다는 마음의 부담이 따른다. 마음가는 곳에 정(情)이 따라가는 것을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고 하지만 거기에 내 마음이 갇히기라도 하면 이때부터 마음의 고통이
시작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아침마다 신선한 마음과 마주친다. 깨끗하게 정제된 비어있는 마음속에 무엇인가 담기 시작한다. 그 속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마구 담다보면 한순간 짐이 되어 마음이 점점 복잡해질 것이다.
과거가 경험이라면 미래는 목적으로 다가올 뿐이다. 지난날에 대한 미련이나 알 수 없는 미래에 마음을 쓰는 건 마음의 낭비다. 현재를 위한 마음씀씀이가 그만큼 소중한 때문이다. 실질적이고 중요한 건 이 순간과 깊이 이어지고 맺어지는 일이다. 지금 이 자리가 없으면 다음자리도 없다. 내일도 내일에 가면 오늘이다. 우리네 삶에 있어 필요 없는 시간은 한순간도 없다. 감사한 마음 갖고 이 순간 순간을 품어내자. 그래야만 복잡한 마음을 털어 낼 수 있다.
마음의 짐을 벗고 살자. 마음은 단순한 게 좋다.
문무일/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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