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팔에 안긴 소녀
2006-05-04 (목) 12:00:00
금년 ‘북한자유주간’ 행사에서 최고의 화제는 28일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오발 오피스에서 탈북 납북자 가족을 면담한 일이었다. 이는 중국 정부에게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며 중국 정부의 비인도적 처사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거니와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하여 위로하고 격려함으로써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미 정부의 의지를 전세계에 거듭 각인 시켜 북한의 공개 처형, 기아, 재판 없는 투옥 등 인권탄압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탈북과 납북, 범죄, 위폐 등 국제이슈로 급부상 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5월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일본 영사관 정문에서 중국 공안과 사투를 벌이는 엄마를 지켜보는 어린 김한미 양의 모습을 담은 영상 이 전세계 언론에 보도돼 탈북자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었다. 두 살배기 딸을 안은 핑크색 상의의 엄마는 총영사관 정문 진입에 반쯤 성공했지만 중국 경찰의 제지로 끌려나오고 만다. 울부짖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어린 딸이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전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으며 이들 가족은 현재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부시대통령을 만난 김한미(6) 양은 그 험난했던 탈출의 길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안겨 뽀뽀하고 사랑 받고 격려 받는 영접을 받았다. 한낱 제스추어라고 격하할 수도 있겠지만 쇼도 좋으니 제발 한국의 통치자도 이와 같이 한번쯤 해봤으면 좋겠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후루야 케이지(古屋圭司) 일본 중의원 의원은 일본 납북자 구명운동회에는 220명의 일본 국회의원들이 가입해 있고, 현재 심의중인 일본판 북한인권법이 이번 회기 내에 통과될 것 같다고 한다.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트랜트 프랭크 의원을 비롯해 도날드 페인 의원, 그리고 헨리 하이드 국제위원장 보좌관 데니스 할핀 및 일본 후루야 케이지 중의원, 그리고 주미 일본대사까지 참석했는데 한국의 내노라하며 자칭 애국자라고 하는 국회의원이나 보좌관 하나도 참석 않고 코앞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도 김정일을 자극 말라는 윗전의 지시인지 보이지를 않으니 너무나 대조적이라서 마음이 더욱 쓰리다. 한국의 여야를 막론하고 워싱턴에 오는 자칭 애국자라는 정치꾼들은 교포 사회에 자신들의 얼굴 비치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행사에도 함께 참여하며 진정으로 북한 정권의 포악성에 분노하고 함께 눈물 흘려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친북 집권여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반대 입장이라고 보아왔던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눈에 띄지 않으니 워싱턴의 친한파 정치가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독도문제까지도 얽힌 마당에 한미 동맹과 미일동맹의 밀도 차이까지 드러나는 한 단면이라고 보인다.
‘북한자유주간’ 행사와 관련해서 올해는 미의회 청문회 등을 통해 특히 북한 김정일 정권의 독재성뿐 아니라 부패와 범죄적 행동을 고발하고, 외국인 납치 등을 통해 자국 주민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인권도 침해한다는 것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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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프리덤 소사이어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