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냐 세이빈이냐?
2006-02-22 (수) 12:00:00
-스프링트레이닝 앞두고 세이빈 단장 도마위-
스프링 트레이닝을 앞두고 브라이언 세이빈 자이언츠 단장의 능력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9년간 자이언츠를 승률 55.8%로 끌어올려 명단장 반열에 올라선 세이빈은 지난해 본즈가 무릎부상으로 빠지자 승률 4할대로 미끌어지며 명성에 크게 금이 갔다. 세이빈 단장이 이룬 업적이 결국은 본즈때문이었다는 빈정거리는 소리가 높다.
세이빈은 지난해 본즈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대책마련에 크게 부심치 않았다. 세이빈의 생각은 본즈 없이도 자이언츠가 승률 5할대로 버틸 수 있고, 본즈가 돌아오는 후반기에 반격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본즈는 3번에 걸친 수술로 시즌 막바지까지 돌아오지 못했고 자이언츠도 그 여파로 동반추락했다. 세이빈은 본즈의 복귀가 힘들다는 판단이 내려진 시즌 막바지에 허겁지겁 랜디 윈등을 영입하며 땜질을 노렸지만 이미 때늦은 행보였다.
본즈는 지난 19일 USA 투데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본즈의 선언은 하루만에 본인의 번복으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올시즌을 끝으로 본즈를 떠나보내야 하는 자이언츠의 심정은 착잡할 수 밖에 없다. 자이언츠는 사실 본즈를 중심으로 이끌어져 온 팀이다. 제프 켄트는 SBC 파크의 오른쪽 담장이 낮은 것은 왼손잡이 본즈을 위한 때문이라고 빈정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자이언츠는 1993년부터 본즈와 더불어 영욕(?)을 함께 해온 팀이다. 본즈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팀이다. 그러나 영원한 자이언츠란 없다. 자이언츠도 이제 본즈와의 이별연습을 할때가 됐다. 특히 1997년 자이언츠에 입단한 뒤 거포 맷 윌리엄즈를 내보내고 제프 켄트를 영입, 성공기를 이어왔던 세이빈 단장의 역량이 발휘될 시기가 도래했다.
일부에서는 세이빈 단장의 성공이 본즈의 그늘때문이라고 의문을 달고 있지만 세이빈 단장만큼 시장이 작고 자금압박이 심한 구단에서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단장도 드물다. 명성이나 성적외적인, 탁월한 선수보는 눈을 가진 단장이 바로 세이빈이다. 비록 지난해 본즈의 공백을 메꾸는데 실패, 욕을 먹고 있지만 이는 팀의 캐릭터를 모르고 하는 비난 일 수 있다. 자이언츠는 본즈라고 하는 절대적인 왕대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팀이다. 투수력이 약해서 실패했지, 방망이가 약해서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자이언츠가 지난해 오마 비즈겔과 모이세스 알루등을 영입, 본즈의 공백에 크게 영향받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세이빈의 착오였다. 모이세스 알루는 결코 본즈의 대용품이 되지 못했고 본즈의 공백을 메꾸기는 커녕 초반 부터 부상으로 제실력 조차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이빈은 JT 스노우를 비롯, 제프 켄트, 제이슨 슈미트, 엘리스 벅크등을 영입 자이언츠의 황금기를 이룬 명단장이다. 지난해는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너무 많았던 해였다. 대체적인 세이빈의 판단이 팀에 위해가 간 적은 드물었다.
자이언츠는 올시즌에도 본즈의 무릎 상태가 불투명한 가운데 시즌을 열게 됐다. 본즈가 몇게임을 뛰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세이빈의 역량이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이 분명하다. 자이언츠는 특히 올시즌 본즈와의 계약이 만기된다. ‘오프 본즈 시대’에 세이빈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즌이다. 본즈냐, 세이빈이냐, 세이빈의 진가는 본즈가 떠난 뒤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