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인 비즈니스협회(회장 차명학)와 DC 7·8 선거구 주민 사이의 대화 모임이 31일 오후 6시30분 워싱턴 남동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애비뉴 선상의 주민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대화모임은 최근 주민단체들이 “마약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값싼 ‘블런트’ 시가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라”고 요구(본보 1월23일자 보도)함에 따라 개최됐다.
주민단체 아나코스티아 협력위원회(ACC)의 필립 퍼넬 회장은 “마약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장비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운동을 10년간 펼쳐 왔지만, 아직도 그로서리 스토어는 물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도 손쉽게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다”며 “점포를 문닫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을 마약의 유혹으로부터 지키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마약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품을 ‘패러퍼네일리아(paraph ernalia)’라고 한다. 담배말이 종이, 유리 파이프 등은 이미 패러퍼네일리아 제품으로 판매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ACC 등 주민단체들은 “페러퍼네일리아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속을 파내고 마약 흡입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값싼 시가의 판매 역시 금지돼야 한다”는 주장을 최근 펼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워싱턴포스트 기자 등이 참석, 주류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발언에 나선 주민대표들은 “조그만 인조 꽃을 대롱에 넣어 파는 일명 ‘로즈버드(장미꽃 봉우리)’ 역시 꽃만 빼내면 코케인 흡입용 파이프가 된다”며 “이런 제품들을 판매하는 업소를 주류통제위원회에 제소함으로써 라이센스 갱신을 막아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차명학 회장은 “적법한 제품의 판매금지만으로 마약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에 대한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이 청소년들의 마약 사용을 우려하듯, 한인 커뮤니티도 자녀·학교 중심으로 살고 있다”며 “방과후 학교, 농구클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곳 없이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여가활용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겠냐”고 제안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미팅은 주민들과 상인들이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대화의 모임이 됐다.
비즈니스협회의 조희환 총무와 장병훈 이사 등 회원 8명은 이날 미팅에 참석한 주민 100여명에게 한식 저녁식사를 제공함으로써 봉사하는 한인 상인들의 자세를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이날 모임에는 구수현 DC 시장실 산하 아태국 부국장, 지역 경찰관 등이 참석, 큰 관심을 표시했다.
<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