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의회가 불체자의 신분증 위조를 막는 방안으로 종업원의 소셜 시큐리티 번호와 외국인 등록증 확인을 고용주에게 의무화하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비즈니스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비즈니스 로비스트들은 “이 법안이 우선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러한 방법을 통한 불체자 단속은 필요한 노동 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방 하원이 심의 중인 이 법안은 발효된 지 2년후부터 고용주들은 새로 채용한 종업원의 소셜 시큐리티 번호와 외국인 등록번호를 연방정부에 제출, 정부 자료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민 개혁법안은 허위 소셜 시큐리티 번호가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불체자 단속 강화 방안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고용주가 종업원의 체류신분을 확인하는 정도면 채용에 문제가 없었으나 서류 위조 여부를 가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 늘 제기돼 왔다.
또 의원들은 “불체자 고용을 막는 것은 국경 수비를 강화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면서 “고용주가 ‘나는 몰랐다’고 말하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로비스트들은 “현재 3,500개 시범업소에 적용되고 있는 이 법안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신분 도용이나 위조 ID 적발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외국인들의 미국 출입 수속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마이애미 근로자의 60%는 외국인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으나 그중 불체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전국적으로는 약 1,100만명에서 1,500만명이 불법체류자일 것으로 연방 의회는 추산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9.11 사태 이후 보안을 이유로 불법 체류자 단속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업률 하락으로 미 주민들이 낮은 임금의 미숙련 직종을 기피하면서 이 분야에 일손이 부족, 곤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