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난에서 본 ‘뉴 라이트는 꼭 필요한가’라는 글을 쓰신 분께 옛날 얘기 하나 해드리고 싶습니다.
옛날, 그렇다고 아주 옛날은 아닌 때에 산을 사이에 두고 두 마을이 있었습니다. 학교가 없던 시절이라 한문을 배우는 서당이 하나씩 있었고.
한 마을 서당 훈장님 별명은 대훈장님. 대마초가 흔하던 시절이라 훈장님은 긴 장죽에 대마를 넣어 새벽 눈뜨자마자 어린아이들이 천자문을 욀 때나, 나이든 서생들이 명심보감을 읽을 때나, 재떨이에 곰방대 털면서 대마초를 달고 살아 얻게된 별명이 대훈장님. “한번 가면 안 오는 짧은 우리 인생, 그럭저럭, 동네 사람 함께 대마초를 즐기면서…”
재 너머 또 다른 마을, 그 곳 서당 훈장님 별명은 회훈장님. “부모에게서 받은 몸, 마음…” 공부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조금만 흐트러지는 기색이 보이면 항상 지니고 다니는 회초리를 여지없이 드셨기에 불리어진 또 다른 이름 회훈장님.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세월이 지나 두 훈장님이 세상을 뜨신 후에 대훈장님 동네는 변고가 잦았고 집집마다 가세가 기울어 굶어죽은 사람까지 생겼고 온 동네가 피폐해졌으며, 회훈장님 동네는 집집마다 잘 살게 되었고 효자 효녀가 많은 동네로 소문나 며느리 사윗감 찾으러 먼 거리에 사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았습니다.
6.25를 통일전쟁이라 하는 강 교수나 기고하신 분, 또 이 글을 쓰는 본인 또한 얼마간의 세월이라면 옛 사람들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
이민 온 우리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두 동네로 나뉘어진 슬픈 조국이 있다는 것과 두고 온 내 고향, 내 조국이, 우리 후손들이 잘 사는 것, 지구촌에서 우뚝 서는 것, 이 마음만큼은 우리 모두 똑같으리라 생각됩니다.
기고하신 글에서 “한국국민은… 주체성 강한 국민”이라고 하셨는데 천자문, 아니 ㄱ, ㄴ, ㄷ, ㄹ 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확실한 자기 주관이 정해지지 않은 감수성 강한 젊은이들에게 잘못된 것을 보여주고 거짓된 지식을 심어준다면 두고 온 우리 조국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늦은 감조차 드는 뉴 라이트 운동, 참으로 잘 시작되었습니다.
박찬진 <글렌데일,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