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12월 마지막 달력을 보면 365일 동안 생겨나고 사라진 1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잘한 일, 잘 못한 일, 슬픈 일, 괴로운 일, 즐거운 일 등.
하나 항상 끝나는 그날엔 후회 쪽의 길이가 더 긴 것은 유독 나만의 일 인지요. 거창한 계획을 세웠던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희망의 깃발을 높이 세웠던 것도 결코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후회만 남는 건지.
60이 훌쩍 넘은 내 나이에도 사는 요령이 없는 건지, 아니면 살아가는 방식이 틀린 것인지 이젠 조금씩 답답해집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의 명확한 해법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흔히들 책 속에 길이 있다니까. 다시 한번 찾아보든지, 아니면 성경 속에 길이 있다니까 힘차게 두들겨 볼까요. 아무튼 후회 없는 삶을 살다 가야하는 것은 분명한데 어쩌나요. 그 후회들 때문에 12월이 되면 난 가는 세월이 더욱 아쉬워집니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마지막 달력을 넘기면서 또다시 다짐해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지 말아야지. 사랑하는 마음을 포기하지 말아야지. 사랑하는 사람들 더 많이 만들어야지.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내년 12월 마지막날엔 올해엔 후회가 없었다고 박수치며 좋아해야지.
김영옥/알렉산드리아,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