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비난하는가
2005-07-06 (수) 12:00:00
워싱턴 한인회장들을 싸잡아 비난한 메릴랜드 한인회 수석부회장의 글을 읽으며 기분이 유쾌하지 못했다. 감정에 치우친 자기 불만의 표출로 읽혀졌기 때문이다.
평통 문제로 회기 때마다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번 문제만 놓고 본다면, 워싱턴 평통위원 추천에서 제외된 신 모 씨가 본국에서 신설 부의장에 내정되었으며 이를 못마땅해 한 한인회장들이 건의서를 본국 요로에 보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했고, 이 과정에서 신 씨가 또 한번 탈락되어 낙마한 상황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서로의 잘잘못을 논하기 전에 양쪽 다 문제의 소지는 있다고 본다.
이를 두고 지역 한인회의 수석부회장 이름으로 반박하거나 항의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개개인의 명예가 걸려있는 첨예한 문제를 놓고 당사자도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일방을 지지하는 편파적 발언은 삼가야 마땅하다.
한인회장들이 한인회의 이름을 남용했다고 하지만 그들은 한인회장이 됨과 동시에 한인들의 대변자로서 추천위원이 되었고, 건의서도 올리고 자신들의 생각이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본다. 수석부회장 이름으로 이들을 공박하는 발언도 메릴랜드 동포 전체의 의견이 아닐 것이다.
부회장의 이름으로 영사관이나 타 단체 회장들을 매도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또 한번 한인사회를 혼란하게 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일이다. 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나서고 싶어도 회장 이름으로 입장을 밝혀야 질서가 있고 예의가 있는 법이다.
지난 4월 일본대사관 앞에서 거행된 독도 지키기 시위만 해도 그렇다. 그 2~3일 전 워싱턴 연합회장이 주관하고 지역 한인단체들이 모두 참석하기를 원했지만 일부 단체들이 이를 외면하고 불참함으로써 이 또한 대대적인 한인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서로가 적대시하고 헐뜯고 싸우다 보면 동포사회는 결국 단합보다는 사분오열이 되고 말 것이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제각기 자기 얼굴 내기에 치중하다 보면 삭발을 하고 데모에 앞장을 서도 결국 사람들 앞에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큰 일을 치름에 있어 다소 흠이 보일지라도 상호 이해하고 포용하는 아량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12기 평통의 인선문제는 잡음에 비해 신선하고 능력있는 새로운 인재들이 많이 발탁된 것으로 본다. 옥에도 티가 있듯 100% 만족할 수야 없겠지만 평통위원은 조국의 평화통일을 지원하는 순수한 봉사자로 명예직임에 비추어 애써 허물을 찾아 남을 비난할 사안이 아니다.
서소식 <메릴랜드 한인상공인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