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패기의 팬서스냐, 실력의 패이트리엇츠냐?
제 38회 수퍼보울 우승후보가 2팀으로 좁혀졌다.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엇츠가 14연승(플레이오프 포함) 휘파람을 불며 당당하게 결승에 올랐고, 신생 캐롤라이나 팬서스가 강호 램즈와 이글즈를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누가 이길까? 매 수퍼보울때마다 점쳐보는 것이지만 이번 시즌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때도 드물다.
작년에는 비록 오클랜드 레이더스가 탬파베이 버캐니어즈에게 일격을 당해 수퍼보울을 놓쳤으나 전력은 레이더스가 한 수 위였다. 센터 브렛 로빈스의 결장으로 공격에 구멍이 뚫리는 바람에 허겁지겁 서두르다가 경기를 망쳤으나 정상적인 게임플렌으로 경기가 치러졌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이번 수퍼보울 경기는 양팀 모두 공수에 탄탄한 균형을 갖춘, 비슷한 전력의 팀이라는 점에서 승부를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다. 도박사들은 패이트리엇츠가 정규시즌에 압도적인 승률을 올린 것을 기준으로 패이트리엇츠의 6점차 우세를 점치고 있으나 플레이오프 경기의 내용을 보면 팬서스도 이에 꿀리지 않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다.
이번 수퍼보울은 아무래도 턴오버와 빅 플레이 하나가 승부를 판가름낼 공산이 크다. 점수는 27-20으로 패이트리엇츠의 승리가 예상되고 있으나 박빙의 접전이 펼쳐질 경우에는 캐롤라이나가 23-22으로 승리를 낚아챌 수도 있다.
물론 이는 모두 가상에 불과하지만 팬서스의 끈끈한 수비력과 공중·지상공격이 균형 잡힌 팬서스를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칠 공산이 크다.
이번 수퍼보울은 뉴잉글랜드가 인상적인 수비를 펼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뉴잉글랜드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뉴잉글랜드는 우선 탐 브래디라고 하는 플레이오프 5연승에 빛나는 침착한 쿼터백이 장점이다. 숏패스 위주의 탐 브래디는 포켓에서 공을 뿌리는 간격이 전광석화와 같이 빨라 수비하기가 매우 곤란한 유형의 쿼터백이다. 그러나 중앙돌파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측면돌파를 선호하고 있어 파괴력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결함이다. 초반에 대량득점만 허용하지 않으면 후반에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쿼터백이다.
팬서스는 대 이글즈 전에서 스테펀 데이비스(정규시즌 1444야드)를 앞세워 지상 공격을 펼친 것이 짭짤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지상공격부문 수비력 4위에 랭크되어 있는 패이트리엇츠가 팬서스의 지상공격을 선선히 받아칠리는 만무하다.
팬서스의 폭스감독은 무리한 지상공격보다는 숏패스 위주의 땅따먹기 작전으로 나설 것이 분명하다. 물론 팬서스는 스티브 스미스(정규시즌 1110야드), 뮤쉰 무하마드(837야드)등 공중 공격도 지상공격 못지 않게 탄탄하다. 팬서스의 무서운 점은 바로 이점이다. 상대 팀에 따라 공격 전환이 용이하고 끈끈한 디펜스까지 갖추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풋볼을 구사하고 있다.
패이트리엇츠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정규시즌에 증명해 보인 안정된 전력이다. 12연승 기록은 쉽사리 얻을 수 없는, 강팀의 면모를 재는 보증수표 같은 척도다. 전문가들이 패이트리엇츠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그렇다치더라도 플레이오프에 있어서만큼은 팬서스가 상승세에 있다. 더욱이 팬서스는 적진에 실력을 과시한 반면, 패이트리엇츠는 홈에서도 탄이탄즈를 상대로 고전하는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꿩잡는 게 매라고 패이트리엇츠의 철그물 수비야 말로 표범들(팬서스)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아무튼 누가 이기든 이번 수퍼보울은 양 팀 모두 만만치 않은 걸림돌을 뛰어넘어야 할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