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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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

2004-01-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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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고용인에 임시 체류신분
영주권 취득·의회통과 등 ‘첩첩’

부시 대통령은 고용주가 미국사람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하면, 현재 직장을 갖고 일하고 있는 불법 체류자에게 적법한 체류 신분을 주는 임시노동자 프로그램(Temporary Worker Program)을 추진하겠다고 7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이 빛을 본다면, 현재 약 800만에서 1,200만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가 적법한 체류신분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부시의 개혁안은 획기적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86년에 있었던 사면과 거리가 멀고, 이 안이 입법까지 가는 데는 상당한 난관도 예상된다.

-임시노동자 프로그램의 골자는 무엇인가?
▲불법 체류자라도 고용이 되어 있는 사람은 3년짜리 임시체류 신분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체류 신분이 자동 취득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비전문직 임시 근로자 비자인 H-2A, H-2B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신설해, 불법 체류자라도 이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에서는 미국 내에 있는 외국인이 일단 체류 신분을 잃게 되면,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거나 비이민 신분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없다. 그런데 부시 개혁안은 이런 사람에게도 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는 말이다.
단 고용주가 노동시장을 테스트하라는 전제가 있다. 노동시장을 어떤 방식으로 테스트할 지 아직 명확한 그림이 나와 있는 것이 없다. 다만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현재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노동시장을 테스트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별도 테스트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 관리의 사견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을 통해서 비자를 받으면, 미국에서 일한 뒤 가능하면 본국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준다. 아울러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범죄나 다른 미국에 들어올 수 없는 사유가 없어야 한다.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이 법제화되어, 불법 체류자가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이 있는가?
▲첫째, 불법 체류 수혜자는 적법한 체류 신분을 얻을 수 있다. 불법 체류 수혜자는 이 체류신분을 적어도 1회 연장할 수 있다.
둘째, 적법한 체류 신분을 획득하면 운전면허증과 소셜 시큐리티 번호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인 근로자와 동등한 법적 보호를 받는다.
셋째, 국내외 여행이 자유롭게 되며, 동반가족을 이곳에 초청할 수도 있다. 넷째, 자격 조건을 갖춘 사람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어떤 직종에서 일해야 이 프로그램의 수혜 대상이 되는가?
▲부시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건설과 서비스 분야가 이 프로그램에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기본적으로 저소득층 일자리가 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의 대상은 특별한 직종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불법체류자의 관심은 결국 영주권이다.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되면 영주권도 받을 수 있는가?
▲부시 대통령은 이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은 영주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못을 박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 불법 체류자가 영주권을 받으려면 의회가 나서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입법을 추진해야 가능하다고 한 자락을 깐 것이다.
현행법에서 불법 체류자가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 불법 체류자가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규정을 담은 이민법 245(i)는 2001년 4월30일로 끝났다. 부시 개혁안은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의 수혜 대상자가 된 불법 체류자는, 의회가 입법을 해 주면, 245(i)와 유사한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간접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현행법은 미국에서 6개월 이상 불법 체류하면 3년, 그리고 1년 이상 불법 체류하면 10년 동안 미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시 개혁안은 불법 체류자가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으려면, 이 규정의 적용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부시 대통령은 매년 받을 수 있는 영주권 숫자도 보다 늘리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현재 비숙련 노동자가 한해에 받을 수 있는 영주권 숫자는 모두 5,000개에 불과하다.
-이 개혁안이 법이 될 전망은 어떤가?
▲이 이민법 개혁안이 법이 되려면 한 마디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우선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다음 법안이 나오고, 이것이 상하 양원을 거치면서, 손질이 되고, 이런 연후에나 법으로 빛을 보게 된다.


김성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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