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e-message’를 활용하자

2001-02-17 (토) 12:00:00
크게 작게
상대방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비방이나 거친 행동을 취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자기의 반응이 상대방을 더 과격하게 만들 수도 있는 반면 상대방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촉매가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의 거친 행동에 화가 난 사람이 자기 감정을 차분하게 표현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비난과 욕설을 퍼붓거나 자존심 건드리는 말로 ‘한방 먹이는 메시지’를 보내면 그 메시지는 몇 배의 파괴력을 가진 부메랑으로 돌변하여 되돌아온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울분을 폭발시키는 메시지를‘you-message’라고 한다면 그 반대인‘me-message’는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품는 최초의 감정을 말한다. 사실 2차적으로 나타나는 분노라는 감정은 최초의 솔직한 감정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제1차적 감정(me-message)과 제2차적 감정(you-message)의 차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가령, 백화점에서 샤핑하다가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의 최초 감정은 공포일 것이다. 아이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이것이 제1차적 감정인‘나-메시지(me-message)’다. 아이를 찾은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리쉬며“아, 별일 없어 천만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아이에게는 노여운 얼굴로 “이 녀석, 또 말썽 부릴 거니?”라고 분노를 터뜨리며 2차적 감정인‘너-메시지(you-message)’를 강력하게 보내게 된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받은 아이는 ‘말썽만 피우는 나쁜 아이’로 평가받는데 상처를 입고 마음속으로 즉각적인 반항을 하게 되며 계속해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진짜 말썽꾸러기로 변해간다.

좀 더 쉬운 예를 들어보자.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옆 차선에서 차가 갑자기 끼여들어 온다면 그 때의 최초 감정은 아찔한 공포일 것이다. 나는 곧 경적을 울리며 화풀이한다. “야, 임마! 운전 똑 바로 해!”라면서 욕설을 퍼붓는 게 보통이다.

이런 반응이 상대로 하여금 운전태도를 고치게 하고 죄의식과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할 수 있을까? 만약에‘you-message’의 욕설로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me-message’를 띄워 “고의가 아니었겠지만 당신 차가 갑자기 끼여들어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앞으로 주의해서 운전해주세요”라고 말한다면 상대방은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반성할 것이다.

‘me-message’를 보낸다는 것은‘나의 1차적 감정은 무엇인가?’ ‘상대방의 행동에서 나의 어떤 욕구가 위협받았나?’라는 물음을 통해 상대방에게 자신을 온통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상대방의 거친 행동으로 격발된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거나 드러내는 데는 상당한 용기와 냉정함이 요구된다. 정직한 나-메시지를 보내려면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있는 그대로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상대방도 자신의 과오를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