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생의 많은 것 희생해야”

2001-02-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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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정은주씨

▶ 타코마 관현악단과 23일 판타지 극장서 협연

서북미는 물론 유럽에서도 성가가 높은 피아니스트 정은주씨(사진)는“전문 연주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사생활을 접어야 한다”며 팔방미인 같은 유명 피아니스트는 없다고 말했다.

피아노와 함께 생활한지 25년째를 맞는 정씨는 음 전개가 섬세한 쇼팽과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작곡가로 꼽았다. 그녀는“이들의 곡엔 음 하나 하나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돼 있어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곡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친을 따라 홍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도미, 이스트만 음대를 졸업 한 후 비엔나 국립음대와 모스크바 국립음대를 차례로 거치며 연주자의 자질을 닦은 그녀는 23일 타코마 판타지 극장에서 있을 타코마 관현악단과의 협연 준비로 평소 2배 가량인 하루 8시간 맹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정씨의 레퍼토리는 자신에게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을 열어준 라흐마니노프. 정씨는 이태리 비오리 국제 콩쿨에서 어렵기로 이름난 라흐마니노프의 3번 협주곡으로 1위를 거머쥐면서 세계적인 연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씨는 비오리 국제 콩쿨 외에도 뉴욕 쇼팽 콩쿨과 비엔나 아웃스트로 메카나 콩쿨 등 헤아릴 수 없는 콘테스트를 석권하며 국제적 연주자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모르고 들으면 클래식처럼 지루한 것이 없다는 정씨는 언어도 문화와 관습을 먼저 이해해야 습득이 빨라지 듯 음악도 구조·형식·작곡배경·곡의 주제 등을 먼저 이해하고 반복해서 들어야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한인 부모들의 자녀 음악교육에 대해“유아시절 언어습득이 빠른 것처럼 음악교육도 그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98년 타코마 플레이스에 정착한 후 후진 양성과 연주활동을 병행해오고 있는 정씨는“피아노 입문 4반세기를 정리하는 이번 연주회에 한인 클래식 애호가들의 많은 참관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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