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 최다 70억 제작비-’장즈이’ 등 세계적 스태프 참여
아시아, 나아가 세계 시장까지 염두에 둔 한국영화가 나와 2001년 최고의 ‘흥행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마무리 지은 무협 액션물 <무사>(싸이더스, 김성수 감독).
<무사>는 여러 면에서 지난 해 전 세계적으로 빅히트한 할리우드산 시대극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시킨다. 일단 총제작비가 70억 원으로 한국영화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역대 최고액이 47억 원(단적비연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스펙터클한 액션 신도 자랑이다. 배우와 스태프, 음악 등에서도 글로벌 규모다.
◈ 엄청난 제작비, 70억 원 예상
지난 연말 모든 촬영을 마친 <무사>의 순 제작비는 53억원. <단적비연수>의 34억 원보다 20억 원 가까이 많다. 이 것만으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이나 총제작비까지 따지면 더욱 엄청나다.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선 7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70억 원짜리 영화로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전국 관객 200만 명을 넘겨야 된다. 기록적인 흥행 성공이라는 200만 명을 동원해야 기껏 ‘본전’을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무사>는 국내 개봉 전부터 세계 수출을 노크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에 밀라노 마켓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프리세일을 시작했다. 일단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서 아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래서 올 상반기까지 꾸준히 노력하면 "개봉 전에 제작비의 대부분을 외국 시장에서 건지는 뜻밖의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이즈만 큰 것은 아니다
<무사>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규모만 큰 속 빈 강정’ 이다.
아홉 명의 고려 무사가 칼바람 이는 중국 대륙을 횡단하는 과정을 그린 <무사>는 이를 위해 이야기 구조와 디테일 다듬기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으로 떠나기 직전 "우리는 지금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했던 자신의 말처럼 김성수 감독은 8개월 동안 혹독한 고생을 했다.
제작자인 차승재 싸이더스 부사장도 "중국 대륙을 횡단했던 스태프 300명, 100여 마리의 말, 이동 차량 50~60대 등의 엄청난 물량, 그리고 김성수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고초 등이 모두 디테일과 드라마 다듬기를 위해 필요했던 것이다. <무사>는 결코 허전한 블록버스터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장즈이, 일본 음악, 중국 스태프
<무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장즈이(21?張子怡)다. <와호장룡>과 <집으로 가는 길> 등의 작품으로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된 장즈이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정우성, 주진모와 애절한 감정선을 보여줘 <무사>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장즈이가 있어 <무사>를 바라보는 세계 시장의 눈도, 여느 한국 영화 때와는 다르다.
<무사>는 음악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적인 흥행작 <에반겔리온>의 음악을 만들었던 일본인 작곡가 사기스 시로에게 음악을 맡겼다.
칸 영화제 최우수 미술공헌상을 수상한 중국인 후오팅샤오가 미술감독을 맡은 것도 <무사>의 자랑이다.
바로 이런 배경 때문에 <무사>는 아시아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 작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한국 감독 가운데 할리우드에 진출할 후보를 꼽는다면 김성수가 엄지손가락을 차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