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 한인 학생 결투장 집결...언론은 인종갈등에 초점
지난 25일 페더럴웨이 고등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은 한-흑 학생간의 개인적인 다툼이 불씨가 됐으며 이들의 결투 현장에 20여명의 한인학생이 나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은 애당초 라이벌 갱 단원간의 폭력행사로 보였으나 연루된 학생들이 한인과 흑인으로 갈려 있음이 밝혀지면서 심각성을 띄게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다.
사건 발생 사흘전인 22일, 페더럴웨이 고교 구내식당에서 한인학생과 흑인학생이 다툼을 벌였고 이들은 25일 정식결투를 갖기로 약속했다.
두 학생은 각각 친구들에게 응원을 요청, 결투 현장인 학교 인근 공터에 양쪽에서 40여명의 학생이 모였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FWay고교 상주 경관의 증원 요청을 받고 달려온 4~5명의 경관이 학생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토머스 제퍼슨(TJ)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격은 학생들이 탄 머스탱과 캐딜락 사이에 일어났다. 머스탱 쪽에서 흑인 4명이 탄 캐딜락 쪽으로 4발이 발사돼 탑승자 한 명이 발목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사건이 단순 총격사건인지, 아니면 갱간의 패싸움인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이미 대다수의 주류언론들은 한-흑 학생간의 인종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더럴웨이 교육구와 경찰국은 27일 한·흑 커뮤니티 지도자들과 문제해결을 위한 모임을 갖고 사건의 조기 진화에 나섰다.
회의를 주재한 톰 머피 교육감은“이미 언론에서 인종갈등을 표면화시킨 시점에서 양측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해결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며 교육·경찰 당국도 사건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 측 참가자로 나선 다이앤 터너 교육구 디렉터는 단기적인 처방책으로 ▲리더십 프로그램에 한·흑 학생 동시 참여 유도 ▲학부모들의 정기적 학교 방문 및 학생과 대화 ▲FWay 고교의 경찰 증원 등을 제시했다.
한인사회 측의 송천호 목사(선교교회)는“현재 거론되는 ‘인종간 긴장(racial tension)’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사춘기 10대들의 단순 우발적 행위였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민 시장도 만약 갱들간 싸움이었다면 디케이터고등학생이 한 명도 연루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며“이번 사건에 대한 한인 사회와 학부모의 무관심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디케이터고교에 재학중인 한 한인학생은 페더럴웨이 지역 고등학교 내에 인종 갈등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다른 피부색의 학생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으며 별 문제가 없다”며 부인했다.
교육구는 이번 사건으로 정학처분을 받게될 학생은 약 10여명이 될 것으로 발표했으며 이 후 퇴학조치(expel)가 내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시장은“한·흑 학생간 사건이므로 10여명 중 한인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며 정확한 숫자와 이름은 아직까지 보고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총격 학생은 검거되지 않았다. 26일 휴교령이 내려진 FWay와 TJ고등학교는 27일 정상 수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