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세기만에 빛본 한국전 기장

2000-06-2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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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국정부, 포트 루이스 기념식서 참전용사 681명에 전달

50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6·25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기장 전수식이 25일 타코마 포트 루이스에서 성대히 열렸다.

지난 1951년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전에 참전한 유엔군에게 기장을 수여했으나 지난 1999년 8월 20일 의회 인준 없이 외국 기장을 전수 받지 못하도록 한 미군 실정법이 개정되고나서야 비로소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은 훈장을 가슴에 달 수 있게 되었다.

기장 포상자와 가족, 귀빈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트 루이스 연병장에서 거행된 전수식을 주관한 미 1군단은 16발의 축하 예포를 쏘며 선배 전우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군악대의 한·미 국가 연주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의 감사패 전달식이 있었다. 총 681명의 기장 포상자 중 무작위로 선정된 10명의 재향군인에게 특별히 주어진 감사패에서 김대통령은“자유를 지켜 준 여러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임스 힐 1군단 사령관, 박남표 예비역 소장, 문병록 총영사, 신호범 주 상원의원 등이 기장을 역전의 노병들에게 일일이 전달했다.

문 총영사는 축사에서“비참했던 한국동란에 참전한 모든 용사에게 가슴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힐 사령관은 “남북이 화해 무드로 돌아서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여전히 안보를 최우선의 과제로 꼽는다”고 말하고 한·미는 영원한 혈맹임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의 감사패를 전달받은 퓨열럽 거주 콕 찰스씨(70, 미 육군 상사 제대)는“미 17사단 탱크 조종사로 포크찹 지구에서 복무했다”고 밝히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준 것 일뿐 한국전 참전이 대단한 희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국군 출신으로 기장을 받은 스노호미시 윤영목씨(68, 육군 소령 예편)는“ 악명높았던 철의 삼각지대(금화지구) 735 고지(일명, 김일성 고지)에서 고귀한 목숨을 바친 전우 고 김영국 대위에게 기장을 바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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