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D‘안나산 기도원’서 한인 살인사건‘경악’

2015-07-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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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중인 VA 폴스처치 30세 한인남성 칼부림에
한국서 온 목사 십여차례 찔려 사망...사모 중태

음식에 대해 불만...전날 경찰 출동도
범인 모친 “오랫동안 정신질환 앓아”


메릴랜드 소재 안나산기도원(Anna Prayer Center)에서 26일 정신질환을 앓던 30대 한인이 한인 부부에게 칼부림, 남편이 현장에서 숨지고 부인은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메릴랜드 프레데릭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버지니아 폴스처치에 거주하는 김송수(Song Su Kim. 30)씨가 이날 오후 7시30분경 안나산 기도원에서 다른 2명과 함께 저녁 예배를 준비중이던 박충환(Chung Hwan Park. 63) 목사와 박 목사의 부인 고애숙(Ae Suk Ko. 58)씨를 부엌칼로 수차례 찔렀으며, 이로 인해 박씨는 현장에서 사망하고 고씨는 큰 부상을 입고 볼티모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박 목사와 고 사모는 선교 방문차 미국에 왔으며, 지난ㄴ 7월초부터 안나산기도원에서 자원봉사로 요리를 담당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 김씨는 사건 직후인 오후 7시45분경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칼로 두 사람을 찔렀다며 자수를 했고 사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도 긴박하게 911에 신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목사는 13차례, 부인 고 씨는 4차례나 칼에 찔렸다며 사건 현장이 유혈이 낭자한 매우 참혹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발생 5일전 자신의 어머니에 의해 안나산 기도원으로 왔으며 사건 발생 전날인 25일에도 기도원 음식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며 911에 전화를 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년전부터 한인들이 자신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깔본다며 자기가 당한 그대로 한인에게 공격하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어머니는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10세 때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왔으며 최근에는 자살을 하려고 하기도 했다”면서 “치료에 도움이 될까 해서 이 기도원에 데려다놓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가정폭력과 음주운전, 마약소지, 재산파괴 등 여러 범죄 전력이 있었고 베일리 크로스 로드에 위치한 홈리스 쉘터에도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동기가 아직 분명치 않고 또 김씨와 피해자 부부가 서로 아는 사이인지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김 씨는 범행에 사용된 칼을 기도원 건물 밖 풀이 우거진 곳에 버렸다고 밝혀 경찰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27일 아침부터 하루 종일 잔디 깎기 인부들을 동원해 결정적인 물증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김씨는 1급 및 2급 살인죄와 1급 및 2급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보석금 없이 수감된 상태다.
이 기도원에서는 사건 전날인 25일부터 사건 당일 오전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북버지니아의 한 교회 장애우 가족수련회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덕 기자>



■ 안나산 기도원은....

워싱턴 한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안나산 기도원(사진)은 메릴랜드주 프레데릭의 슈가로프 마운틴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 1983년 이경숙 초대 원장을 비롯한 몇몇 크리스찬들이 농장을 구입한 후 꾸준히 시설변경과 교회당 건축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160에이커의 부지에 예배당을 비롯한 2개의 건물이 있으며 최근 약 1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식당 등 컨퍼런스 건물이 완공되면서 개인 기도를 원하는 교인들과 교회, 단체의 수련회 등을 위해 많이 이용되어 오고 있다.
이 기도원은 이경숙 원장이 지난 33년간 이끌어오다 지난 5월 8일 뉴욕 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목사가 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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