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기에 지은 생 갈 교회와 마을을 둘러 싼 포도밭(니더목쉬히).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알자스 지방은 유럽의 보석 같은 곳이다. 프랑스인들이 직접 뽑은 아름다운 마을들이 무수히 몰려있기 때문이다. 옛부터 알자스는 라인강을 경계로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영토분쟁이 많았다. 현재는 1919년 체결한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프랑스 영토가 됐다.
그래서 이곳을 여행할 때는 여기가 독일인지 프랑스인지 늘 헷갈리게 된다. 학교, 시장, 관공서, 레스토랑 등 어디를 가도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골이어서 주민들의 친절함은 파리지앵들과는 완전히 다르며 소매치기도 없다. 안전하게 돌길을 걷고 창문을 장식한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하며 시골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다.
렌트카 여행이면 아무 곳이나 숙소를 정하면 된다. 멀리 있는 마을도 1시간 30분 이상 운전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즐거움과 행복의 연속이었던 알자스 지방의 예쁜 마을들을 소개한다.
*에기쉐임(Eguisheim)은 2013년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을 제1위로 뽑혔다. 총인구는 1,730명. 알자스 지역의 십자가가 있는 교회 종탑에는 어김없이 황새집이 만들어져 있다. 기념품점의 자석과 엽서에도 황새의 예쁜 자태가 그려져 있다. 마을 끝에는 황새공원까지 있다. 에기쉐임에서 촬영장소로 가장 유명한 곳은 두 개의 골목길이 마주치는 곳이다. 알자스 지방 그림 엽서에도 등장한다.
*리크위르(Riquewihr)의 총주민 수는 1,300명, 하지만 매년 2백만명의 관광객들이 이 마을을 찾는다. 거리에는 초록색, 오렌지색, 빨간색, 노란색 등 원색계통의 담벼락이 많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렬한 색상이다. 그 외 12세기에 지은 교회, 13세기에 지은 돌더탑, 15세기에 지은 양조장, 1년내내 영업하는 ‘크리스마스 요정’이란 이름의 상점, 프랑스 동부 최고의 와인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리보빌레(Ribeauville)는 옛부터 음악가들이 많이 살았다. 그 중 풀루트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한 소년이 있었다. 어느날 소년의 악기가 망가지자, 마을을 지나던 군주가 풀루트를 하사했다. 이때부터 ‘풀루트 부는 사람들의 축제’가 시작됐다. 14세기 부터 이어져 온 축제기간에는 중세복장을 한 귀족들이 퍼레이드를 벌이고, 입으로 불을 뿜는 퍼포먼스가 거리에서 펼쳐진다. 관광객들은 중세 빵집에서 큰 바게트를 나누고 알자스 지방의 전통음식을 맛본다. 디지털 시대에 중세 유럽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
*니더목쉬히(Niedermorschwihr)는 콜마르에서 16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그림 같이 아름다운 곳이다. 12세기에 지은 생 갈 교회 본당에는 중세에 그린 몇 점의 성화와 17세기에 제작된 파이프오르간이 있다. 시청사를 뜻하는 Hotel De Ville 건물도 예쁘고, 중세에 지은 목조 건축물들은 모두 화려한 꽃으로 장식됐다.
*베블렌하임(Beblenheim)은 총인구 930명의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마을 전체가 포도밭으로 둘러 싸여 와인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이곳 시청사는 ‘오텔 드 빌’이 아니라 ‘La Mairie’ 라고 부른다. 프랑스에서는 두 단어 모두 시청사를 뜻한다.
*베르그하임(Bergheim)은 17세기 전쟁과 전염병으로 전체 인구가 몰살당했다. 이후 마을 인구를 대처하기 위해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에서 주민들이 이주했다. 400년이 지난 2022년 프랑스인들이 선정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위로 뽑혔다. 주민들이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생 이폴리트(Saint-Hippolyte)는 중세시대 마녀 사냥으로 유명했다. 마을 빵집에서 한 젊은 청년이 빵을 굽고 있었다. 바게트 가격은 1.2유로, 하지만 맛은 기막히게 고소하고 맛있었다. 프랑스는 시골 빵집이 도시 빵집의 빵 맛을 능가하는 곳이 많다.
*오 쾨닉스부르 성(Haut-Koenigsbourg Castle)은 생 이폴리트 마을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12세기에 지어졌으며 19세기에 재건축됐다. 원래 독일 소유였으나 1919년부터 프랑스 국적의 고성이 됐다.
*이외에도 알자스 지역에는 보어쉬(Boersch), 위나비르(Hunawihr), 크라우트거쉐임(krautergersheim), 규에마흐(Guemar), 오베르네(Obernai), 훈스파흐(Hunspach) 마을과 몽 생 오딜 수도원(Mont Sainte Odile) 등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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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