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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노출 거의 없어 “안심하고 드세요”

2014-03-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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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어 안전한가

▶ 살충제·항생제 규제 강화로 양식 연어도 안전 / 자연산 연어, 영양가 많지만 맛은 양식에 뒤져

방사능 노출 거의 없어 “안심하고 드세요”

연어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자연산과 양식 모두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생선 특히 연어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공어장에서 키우는 양식 연어뿐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자연산 연어의 방사능 노출 여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일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모두 안전하니 섭취해도 된다는 것이다. 수년전 양식 연어의 항생제 남용문제가 제기되면서 수출국들의 양식장 관리가 더 엄격해져 문제가 됐던 살충제나 항생제 용량이 기준치 이하로 크게 떨어졌다. 또 미국 식품안전청(FDA)은 태평양 바다를 누비고 북미주로 회귀하는 태평양산 자연산 연어에 대한 방사능 오염은 없다고 결론, 소비자들의 걱정을 해소시켰다.


연어에는 심혈관 건강에 유익한 오메가 3라는 지방산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심장협회는 연어와 같이 지방산이 풍부한 어류를 1주일에 2차례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성인들의 심장병 돌연사를 막아준다고 밝혔다. 이는 어류가 함유하는 오메가 3 지방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메가 3가 두뇌회전을 빠르게 해주고 알츠하이머를 막아준다는 연구까지 발표됐다.

오메가 3 지방산은 아마씨, 호도, 콩, 연어와 이들로부터 만들어진 오일제품 등에 많다. 그 중에서도 연어가 제일로 꼽힌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누비다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회귀해 산란하고 죽는 자연산 연어가 댐 건설 등 산업화와 마구잡이 남획으로 개최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요즘은 양식연어가 자연산 연어를 훨씬 추월하고 있다. 물론 가격도 자연산에 비해 절반 또는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미국의 자연산 연어는 태평양산과 대서양산으로 나뉜다.

태평양산은 알래스카에서부터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의 어귀를 따라 강으로 올라와 산란한 후 죽는다. 활동무대는 북반구 수온이 차가운 태평양이다.

대서양 연어는 미국 메인을 중심으로 북부 지역에 돌아와 산란하며 태평양 산과는 달리 알을 낳고 죽지 않고 여러 번 산란할 수 있다.


▲양식 연어


미국의 양식 연어 산업은 주로 대서양 지역의 메인주와 태평양의 워싱턴이지만 생산량이 작아 대부분 캐나다나 칠레, 유럽 등지에서 수입된다.

연어 양식은 50여년 전 노르웨이에서 처음 시작돼 미국과 아일랜드, 캐나다, 칠레, 영국 등지로 퍼져나갔다. 연어 양식은 마구잡이 포획에 따른 야생 연어의 급속한 감소로 인해 미래의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많은 해양 생물학자들과 해양 보호론자들은 연어 양식의 붐이 심각한 건강과 생태계 파괴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때 양식 연어에 발암물질인 PCB 함량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소비자들이 우려가 고조되자 양식장에서의 살충제 및 항생제 사용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미국 연어양식업협회는 최근 규제강화로 대부분의 양식 연어의 PCB 함량이 FDA 안전기준의 8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만일 PCB가 걱정된다면 연어 껍질과 검정 육질 부분을 제거하고 지방이 흘러내리도록 요리를 하면 PCB 함량이 20~30% 줄어든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자연산과 양식 연어

양식 연어는 자연산 연어보다 영양가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스 밸리 푸즈’의 조지 마테한 대표는 “양식 연어는 자연산보다 훨씬 질이 낮다”면서 “지방은 훨씬 더 풍부하지만 양식 연어는 자연산보다 건강에 유익한 오메가 3 지방산이 덜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양식 연어의 지방함량은 무게 당 30~35%로 자연산보다 20%나 많지만 단백질 함량은 자연산 연어가 양식보다 20%가 더 높다. 특히 체내 함량이 지나치게 높으면 염증을 유발하는 오메가 6 지방산 함량은 양식 연어가 훨씬 더 많다. 자연산 연어는 오메가 3가 오메가 6보다 더 많아 체내에서 해독과 같은 완충역할을 해준다.

의약계에 따르면 오메가 3 지방이 제때 보충되지 않으면 혈액에 잔류한 오메가 6 지방이 체내의 유해산소와 결합, 인체의 면역물질 균형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염증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메가 6와 오메가 3의 섭취 비율은 4대1 정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두 지방산의 섭취비율을 4대1로 추천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오메가 6 대 오메가 3 섭취비율은 20대1로 나타나 미국인들이 심장병·비만·당뇨병에 잘 걸리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테한 대표는 “양식장의 비육 조건 때문에 양식 연어는 자연산에 비해 항생제와 살충제 성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식 연어는 연어 색을 내는 색소처리를 한다”면서 “색소를 처리하지 않으면 회색을 띠게 돼 식감을 떨어뜨린다”고 색소 첨가의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양식 연어가 자연산을 해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내셔널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는 양식장에서 번식하는 기생충 ‘바다 이’가 양식장 옆을 지나는 어린 자연산 연어의 95%를 죽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캐나다 서부 지역과 영국에서 실시된 2개의 연구 보고서도 양식 연어에 발암물질인 PCB와 다이옥신이 더 많이 함유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매년 수백만마리의 양식 연어들이 양식장을 탈출하면서 자연산과 어울려 질병을 전염시키고 오염물질을 퍼뜨리고 다닌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수요의 증가로 양식업의 번성은 계속되겠지만 양식 환경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맛 대결선 양식 연어 승리

워싱턴포스트지는 최근 권위 있는 주방장을 초빙해 파운드당 6~20달러의 자연산 연어와 양식 연어를 종류별로 구분해 요리를 한 다음 맛을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양식 연어가 자연산보다 맛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항상 비싼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며 양식 언어의 손을 들어줬다.

실험 재료는 알래스카와 워싱턴 등 미국산을 비롯해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칠레 등에서 잡은 자연산 4종과 양식 6종.

코스코에서 판매되는 파운드에 10.99달러의 알래스카산 자연산 ‘코호’와 파운드당 6달러의 노르웨이산 냉동 양식 연어 등 2종류와 트레이더 조의 파운드당 10.99달러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 등을 실험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최고 점수를 받은 연어는 대부분 양식 연어로 파운드당 14~16달러의 자연산 연어는 10종류 중 하위권을 유지했다. 신문은 최고점수를 받은 코스코의 코호 냉동 양식 연어는 4% 소금물에 담겨 포장돼 맛을 더 해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연산 연어 방사능 노출 없어

FDA와 알래스카 어류수질관리국은 최근 자연산 연어가 방사능 노출에 안전하며 소비자들이 섭취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FDA는 태평양상의 빠른 조류와 광대한 수량 그리고 지름이 수십 km에 달하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의해 방사능 물질이 빠르게 희석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핵규제위원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연안에서 실시한 방사능 측정실험에서 사고 해안으로부터 18마일 떨어진 곳을 지나는 조류 내 방사능 농도가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정도의 낮은 수준으로 감소돼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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