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웨터 품질 불만”… ‘패스트 패션’ 증가가 이유

2025-01-2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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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제품 찾기 위한 노력
▶ 합성 섬유 비율 낮은 제품

▶ 촘촘하게 짜여야 오래가
▶ 구매 후에도 세심한 관리

“스웨터 품질 불만”… ‘패스트 패션’ 증가가 이유

합성 섬유 사용 증가와 패스트패션 유행으로 최근 스웨터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불평이 많다. 라벨을 확인해 합성 섬유 사용 비율을 확인하고 신축성을 꼼꼼히 살펴 구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없음. [로이터]

요즘 판매되는 스웨터의 질이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입었던 것보다 떨어진다는 불평이 많다. 주로 플라스틱 섬유 재질로 만들어지는 최근 스웨터는 짜임도 엉성해 몇 번 입고 세탁하면 보풀이 일거나 심지어 이음새가 헐렁해져 다시 입기 힘들 정도로 벌어지기도 있다. 반면 조부모한테 물려받은 스웨터나 재활용 매장에서 찾은 빈티지 스웨터는 요즘 스웨터에 비해 수명도 길고 모양새도 오래 유지된다. 예전에 제조된 스웨터가 고급 재료가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패스트 패션 유행

이 같은 스웨터 품질의 세대 간 격차는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요즘 판매되는 스웨터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한편 예전과 같은 품질의 스웨터가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류 전문가들은 최근 만들어지는 스웨터가 모두 나쁜 품질은 아니라고 말한다. 낮은 품질의 스웨터가 예전에 비해 많아 공급되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스웨터를 고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영국 드 몬트포트 대학 패션역사학과 세레나 다이어 부교수는 “현재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스웨터 품질이 매우 다양한데 80년대에도 이와 비슷했다”라며 “지금이 그때와 다른 점은 이른바 패스트 패션 의류가 매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품질이 낮은 스웨터 제품은 모양이 금세 변해 자주 새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것은 물론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화학 섬유재 의류 폐기물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썩거나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을 오염시켜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된다.

■합성 섬유 사용 증가

오늘날 저품질 스웨터가 의류 매장 진열대를 지배하고 있는 원인은 합성 섬유 사용 증가와 패스트 패션의 유행이다. 최신 스웨터 제조에 아크릴 섬유, 엘라스테인, 스판덱스, 라이크라와 같은 합성 섬유가 사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아크릴 섬유는 얇은 플라스틱 실로, 천연 섬유인 면이나 울보다 생산비가 저렴하다. 엘라스테인, 스판덱스, 라이크라는 천연 섬유보다 뛰어난 신축성이 장점이다.

트위터(지금 X) 남성 패션 계정을 운영하는 데렉 가이 의류 전문가는 합성 섬유가 사용됐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합성 섬유 사용이 급증하고 있고 고급 브랜드 의류에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 전문가는 “15년 전만 해도 여러 섬유가 혼합된 혼방사를 사용한 남성 니트웨어를 찾기 힘들었다”라며 “엘라스테인 섬유가 2% 정도 사용된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최근에는 엘라스테인이아 아크릴 섬유 포함 비율이 30%가 넘는 제품도 흔하다”라고 설명했다.


■합성 섬유 제품 환경 오염 원인

합성 섬유는 실이 쉽게 닳아 보풀을 만드는 원인이다. 보풀은 실이 풀리면서 천 표면에 섬유 덩어리가 생기는 현상이다. 또 합성 섬유는 열과 습기 보유 능력이 떨어지고,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해 바다와 심지어 인체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미세플라스틱 배출로 스웨터 표면이 반짝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싸구려 의류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한편, 의류 제조업체들은 ‘패스트 패션’트렌드를 겨냥해 저렴하고 낮은 품질의 의류를 빠르게 생산하기 시작했다. 일부 고급 브랜드들 역시 값싼 브랜드와 경쟁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패스트 패션 트렌드에 동참했고,

‘한 번 입고 버리는 패션’이라는 소비문화를 만들어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 저렴한 스웨터는 적은 양의 실을 사용한다. 실이 적게 사용된 스웨터는 천이 더 얇고 느슨하게 짜여 제조 비용이 덜 들어도 쉽게 닳고 빨리 손상된다.

■좋은 품질 찾으려는 노력

요즘에도 질 좋은 스웨터가 판매되고 있지만, 오래가는 스웨터를 찾으려면 전보다 더 많은 발품과 손품이 필요하다. 틈새 의류업체에 대해 조사해야 하고, ‘셰틀랜드’(Shetland) 울과 캐시미어의 차이도 알아야 하는 등 의류 관련 최소한의 전문 지식도 필요하다.

▶라벨 확인: 신규 의류든 중고 의류든, 품질이 좋은 스웨터를 찾으려면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천연 섬유가 사용된 스웨터는 품질이 높은 제품으로, 구매해도 무난하다. 합성 섬유가 적게 포함된 스웨터는 괜찮지만, 사용 비율이 두 자릿수를 넘으면 구매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예산 고려: 지출 가능한 금액이 500달러라면, 좋은 품질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사면된다. 그러나 돈이 충분하지 않아 70달러짜리 저렴한 캐시미어를 사면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고를 확률이 높다. 차라리 가격이 저렴하고 잘 만들어진 셰틀랜드 울이나 메리노 울 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

▶신축성 확인: 재질을 결정한 후에는 스웨터가 얼마나 촘촘하게 짜여 있는지 확인한다. 느슨하게 짜인 스웨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형태가 변할 가능성이 높다. 매장에서 스웨터를 들고, 천을 만져보고 얼마나 쉽게 늘어나는지 확인한다.

▶너무 부드러운 스웨터 피하기: 표면이 부드럽다고 품질이 좋은 스웨터가 아니다. 의류 제조업체들은 스웨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출시 전 새 제품을 여러 번 세탁하는 경우가 많다. 반복 세탁으로 매끄러운 스웨터 질감을 제공하지만 수명이 단축된다.

▶세심한 관리: 빈티지 스웨터나 재활용 스웨터를 구매한 경우, 만에 있을지 모를 나방알이나 좀을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 재활용 의류는 물론 새 의류도 손 세탁하거나 드라이클리닝을 해서 보관해야 옷장 내 다른 의류의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보풀을 제거하고 팔꿈치에 구멍이 생겼을 때 수선해야 더 큰 손상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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