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이란 합의 막는 동결자금… “트럼프에 정치적 지뢰밭”

2026-06-06 (토) 08: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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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동결된 1천억달러 중 120억달러 즉각해제 요구”

▶ 이란 현금 허용한 전임자들 맹비난한 트럼프 자승자박

美·이란 합의 막는 동결자금… “트럼프에 정치적 지뢰밭”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이란이 미국과 종전 협상을 벌이면서 동결 자산을 해제해 현금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요구가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한 '지뢰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이는 과거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 이행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테헤란에 현금을 보내준 일을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비난한 전력이 자승자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대선 출마였던 2016년 대통령선거전에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토론을 벌이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조치에 대해 "아마도 협상 역사상 내가 본 가장 멍청한 합의"라며 "현금으로 17억 달러를 지급했는데 이 방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2023년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수감자 교환과 관련해 이란이 60억 달러의 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던 결정도 공화당의 신랄한 공격을 받았다.

이 돈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같은 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1천여명을 숨지게 한 후 접근이 차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줄곧 과거 정권들과는 달리 자신은 이란에 어리석은 양보를 하지 않고 미국에 훨씬 더 유리한 합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1기 집권기인 2018년에는 JCPOA를 파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함께 올해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해 전쟁을 시작했다가 4월 8일에 일시적 휴전에 들어갔으며, 그 후로 산발적 상호 공격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휴전이 전면적으로 붕괴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정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란은 진행 중인 정전 협상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조건으로 동결 자산의 해제와 그 중 일부의 즉각 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정전 협상이 타결되면 현금으로 일단 즉각 120억 달러를, 정전 기간인 60일 동안 핵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벌이면서 추가로 240억 달러를 내달라는 것이 이란의 요구다.

미국의 제재로 동결된 이란의 자산 총액 규모는 1천억 달러 수준으로, 주로 과거 석유 판매 수익과 준비금이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이 과거 이란 자산의 동결 해제를 약속했다가 어기고 JCPOA를 파기하고 제재를 복원한 점을 들어 미국에 대한 깊은 불신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현금 접근 없이는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선불로 현금을 내줄 수 없으며 압류 자산의 동결 해제 규모도 구체적으로 약속할 수 없고 석유 수출 등에 대한 제재 해제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달 2일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이 향후 협상을 통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농축우라늄 비축분을 넘기는 명확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어떤 제재 완화나 자산 해제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비 합의 1단계에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선박 통행에 개방하는 것만으로 어떤 경제적 완화를 받을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아니다. 그것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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