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혐오범죄(Hate Crime) I

2026-05-29 (금) 07: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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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근 / 변호사 문&박 합동법률사무소

지난 5월 15일 버지니아 한인회와 미한기업인 친선포럼 주최로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함께 모인 「반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한 법적 대응 및 협력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에 덧붙여 미행정부의 이민축소정책과 더불어 최근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아시안 혐오범죄의 실태와 법적 대응, 피해자 보호, 그리고 커뮤니티 협력 방안에 대해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조금 더 심도있게 논의해 보기로 한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크게 증가하면서 많은 한인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거리에서의 폭행을 포함해 노약자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 공격, 사업장을 겨냥한 위협, 온라인상 인종차별 발언 등 다양한 형태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언어 장벽, 신고 절차에 대한 두려움, 보복 우려, 또는 이민신분 문제 때문에 신고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혐오범죄 (Hate Crime)의 정확한 이해이다.

혐오범죄는 단순히 인종과 관련된 갈등이나 모욕적인 발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법적으로는 폭행, 협박, 기물손괴 등 범죄행위가 존재하고, 그 범죄가 특정 인종, 민족, 국적 또는 종교에 대한 편견에 의해 동기 부여되었음이 입증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인종 관련 사건이 혐오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편견 동기가 인정될 경우 일반 범죄보다 훨씬 강력한 처벌과 보호가 가능해진다.


실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즉각적인 신고이다. 사건 발생 직후 911에 신고하고, 현장 사진과 영상, CCTV 기록, 문자 메시지, SNS 게시물,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사용한 인종차별적 표현이나 행동을 빠짐없이 전달해야 한다.

피해자가 “이 사건은 인종적 편견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향후 혐오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경찰이 처음부터 혐오범죄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검찰 단계에서 다시 검토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민사소송 과정에서 별도로 편견 동기가 인정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초기 단계부터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정확하게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많은 이민자들이 우려하는 이민신분 문제에 대해서도 확실히 법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범죄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이민법상 불이익을 받는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범죄 피해자에게는 U 비자나 VAWA와 같은 특별 보호 제도가 존재한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경우에는 VAWA(여성 폭력 방지법)와 같은 구제 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신분 문제를 이유로 신고를 포기하거나 숨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형사처벌외에 민사법상의 보호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문의 (703)941-7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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