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행정부 이민단속 영주권자까지 노린다

2026-05-18 (월) 07:18:48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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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득과정 재심사 전담반 신설

▶ 최소 50명 추방대상 분류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칼날이 영주권자로 향하고 있다. 과거 영주권 취득 과정을 재심사하는 전담반을 신설하면서 미국에 오랫동안 거주한 영주권자를 추방 대상에 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내부 자료를 근거로 국토안보부가 미 전역의 영주권자 수천 명을 대상으로 과거 취득 과정을 재검토하는 전담부서를 이민서비스국(USCIS)에 신설했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재심사 결과를 근거로 영주권자 최소 50명을 추방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에 따르면 새로운 전담 부서는 지난 7일 기준 약 2,890건의 영주권 취득 사례를 조사했다. 이 중 80%는 추가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판정됐으나, 약 500명 이상의 영주권자 대상 재심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수만 명의 영주권자가 재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신문은 내부 이메일을 근거로 ‘전술 작전 부서(Tactical Operations Division)’ 산하의 해당 부서가 ‘영주권자 추방 기구’(LPR removal apparatus)로 불리고 있으며, 약 40명의 이민심사관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영주권자의 범죄기록 및 과거 영주권 신청서를 검토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불법체류자를 넘어 이미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한 이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주권을 취득해 미국에 오래 거주하고 있어도 이민 단속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USCIS 대변인은 새로운 전담 부서에 대해 “우리의 최우선 임무는 외국인을 엄격하게 조사하고 심사해 미국 시민을 지키는 것”이라며 “재심사 대상자에는 성폭행과 가정폭력, 음주운전, 마약 등 다양한 범죄로 체포 및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포함된다. 아울러 영주권 신청 시 허위 정보를 기재하거나 제출한 이들도 재심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영주권자는 시민권 신청, 영주권 갱신, 재입국 심사 등 과정에서 범죄 기록이나 과거 이민 문제에 대한 검토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전담 부서까지 만들어 대규모 재심사를 실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직 국토안보부 관리들은 “이민 당국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영주권자를 표적으로 삼지 않는 경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재검토 대상이 된 영주권자의 약 2%만이 잠재적 추방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근거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USCIS가 심각한 업무 적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영주권자 재심사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USCIS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1,100만 건 이상의 이민 업무가 적체돼 있다. 이 같은 업무 적체는 2019년 말 이후 거의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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