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같은 ‘7-2’ 5점차 승리
▶ 호주·대만과 2승2패 동률
▶ ‘최소실점률’ 초박빙 앞서
▶ 8강전은 13일… D조 1위와
![[극적인 WBC 8강 진출 어떻게 이뤘나] “하늘도 도왔다”… 0.006 차 2위 [극적인 WBC 8강 진출 어떻게 이뤘나] “하늘도 도왔다”… 0.006 차 2위](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3/09/20260309213314691.jpg)
9일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의 메이저리거 김혜성(왼쪽·LA 다저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
한국 야구가 천신만고 끝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 오른 데는 실력과 함께 운도 따랐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C조에서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던 한국은 이날 ‘2실점 이하-5점 차 이상 승리’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은 거짓말처럼 그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
이번 대회는 동률이 나오면 먼저 동률인 팀들의 상대 전적을 따지는데 한국과 대만, 호주는 서로 1승 1패씩 기록했기 때문에 최소 실점률을 따져 순위를 정하게 됐다. 동률 팀끼리 맞대결에서 나온 실점을 아웃카운트로 나눈 결과를 비교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대만, 호주는 상호 맞대결에서 똑같이 7실점씩 기록했다. 그런데도 한국이 최소 실점률에서 앞선 것은 아웃카운트를 더 많이 잡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호주, 대만과 똑같이 7실점을 하고도 최소 실점률에서 앞선 한국이 조 2위로 마이애미로 향하게 됐다. 동률 팀 간의 대결에서만 따진 실점률에서 한국이 0.1228, 대만과 호주가 0.1296을 기록, 불과 0.006점 차이로 2위가 된 것이다.
이날 경기는 점수가 날 때마다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숨 막히는 ‘숫자 게임’이었다. 2회초 문보경(LG)의 선제 투런포로 앞서나간 한국은 3회초에도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문보경의 연속 적시 2루타로 2점을 추가해 4-0까지 달아나며 기적의 서막을 열었다.
5회에도 문보경이 2사 후 볼넷과 도루로 2루에 나간 안현민(KT)을 2루타로 불러들이면서 한국은 이날 처음으로 필요 점수(5-0)를 완성했다. 3루타 빠진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4타점을 추가한 문보경은 11타점을 기록, 이번 대회 20개 참가국 전체 선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10타점 이상을 올렸다.
하지만, 5회말 수비에서 소형준(KT)이 호주 선두타자 로비 글렌디닝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해 스코어는 5-1. 한국은 다시 한 점이 필요해졌다. 6회초 1사 후 박동원(LG)이 왼쪽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어진 2사 3루에서 김도영(KIA)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다시 한번 ‘8강 진출 스코어’ 6-1을 만들었다.
그러나 8회말 등판한 김택연(두산)이 적시타를 내주면서 6-2, 한국은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최소 1점 이상을 뽑고,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야 8강에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드라마가 남아 있었다. 한국은 9회초 공격에서 김도영의 볼넷, 이정후의 타구 때 나온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안현민이 외야 희생플라이를 때려 이날 세 번째로 ‘경우의 수’ 7-2를 완성했다. 호주의 9회말 마지막 공격을 막아낸 한국은 마운드로 달려 나가 모자를 던지며 기쁨을 만끽했다. 망연자실한 호주 선수단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동, LA 시간 13일(금) 오후 3시30분부터 D조 1위와 준준결승을 치른다. D조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나란히 2승을 기록 중이어서 두 팀 가운데 한 팀이 한국의 8강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