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곧 VA⇨TX

2026-03-04 (수) 07:43:29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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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업체들, 전력·부지 앞세운 텍사스로 몰려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의 심장부로 불리던 버지니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전성시대를 맞아 막대한 전력과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텍사스로 몰려들면서,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인이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전문 기업 JLL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는 조만간 버지니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온 데이터센터 업계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꾸는 역사적 변곡점으로 풀이된다.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를 중심으로 형성된 ‘데이터센터 앨리’는 그동안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최근 AI 학습용 컴퓨팅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버지니아는 이미 전력망 포화 상태는 물론, 치솟는 땅값과 환경 오염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까지 거세지면서 확장을 원하는 기업들에게는 점점 ‘까다로운 동네’가 되고 있다.

반면 텍사스는 버지니아가 주지 못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갖추고 빅테크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텍사스는 규제가 완화된 전력 시장 덕분에 기업들이 발전사와 직접 대규모 전력 계약을 맺을 수 있고, 소도시 규모의 전력을 소모하는 거대 AI 학습 단지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널려 있다는 점과 기업 친화적인 규제 덕분에 인허가 절차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미 이동이 시작됐다. 구글은 텍사스 미들로디언에 대규모 확장을 진행 중이며,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넓히고 있다.
특히 MS는 수백 메가와트급 전력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텍사스를 자사 AI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낙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만이 반도체 제조의 핵심이 되었듯, 앞으로는 텍사스가 미국의 AI 야망을 뒷받침하는 중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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