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귀한 만남

2026-02-20 (금) 07:32:58 안정수/용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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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공항에 내려 선교사님의 밴으로 5시간30분만에 메리다 Sacalum 선교센터에 도착했다. 이곳에서의 4박5일간의 여정 중 특별한 만남을 되돌아 본다.

우리 선조들의 에네켄 농장의 슬픈역사가 있는 Yunku마을에 유일하게 생존해계신 2세, 93세의 Sixto Kim 할아버지를 방문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멕시코 현지부인과 여생을 보내고 계셨다.

선교사님께서 한국 보훈처에서 생활 격려금을 받게하려고 수년째 노력중인데 안면식도 없던 사촌 조카들이 중간에 가로 채려고 방해가 심하였다고 한다. 준비해간 소정의 격려금을 전달하며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었다.


Merida지역의 이들의 첫 이민생활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한인 이민역사관도 방문했다. 배에 오르기 위해서 속아서 작성했던 서류들,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도 매달 1원,5원씩 모아 독립자금으로 보냈던 기록들.

그 모든 자료에는 절절한 아픔과 함께 조국을 향한 그리움 속에서 삶을 꿋꿋이 이어온 흔적이 담겨 있었다. 그중 가장 마음을 아프게했던 결혼사진을 보았다. 초창기 민족의 핏줄을 이어가기 위해 동포 가족들간의 결혼으로 12세 신부 13세 신랑의 결혼식 사진이었다.

Merida의 한국식당에서 25명의 한인 후손들과 함께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4세대 한 소녀가 고운 한복을 입고 색소폰으로 ’아리랑’과 ’주 하나님 모든세계’를 연주하여 우리모두 목이 터져라 불렀다.

현지교사로 있는 4세대 청년의 자작곡 ’제물포’를 열창했을때 인천 제물포를 떠나 머나먼 이곳까지 46일 만에 도착하여 여러곳의 에네켄 농장에서의 노예같던 삶의 여정이 눈앞을 흐리게 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보았던 많은 한인 여행객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1905년 가난했던 조국의 현실속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정착하며 살았을 모습이 교차되었다.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있는 우리 후세들 함께 세워갈 조국 대한민국을 위하여 기도한다.

<안정수/용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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