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0만7,377대 팔려
▶ 강자 BMW·벤츠 상위권 선전 속
▶ 테슬라 101% 성장… 신기록 견인
▶ BYD·폴스타 등 신생 브랜드 약진
▶ 가격 인하 전략이 점유율 확대 촉매
수입자동차 브랜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자동차 수입이 시작된 지 38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마의 20% 벽’을 돌파했다. 판매량 또한 30만 대를 처음 넘어섰다.
기존 수입차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버틴 가운데 전년 대비 두 배 넘는 성장을 보인 테슬라가 신기록을 이끌었다. 한국에 첫 진출한 중국 비야디(BYD)와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폴스타 등의 선전이 가세하며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평가다.
2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등록된 차량 151만3,513대 가운데 수입차는 30만7,377대로 20.3%를 기록했다. 지난해 1~4월만 해도 월별 점유율이 15~18%대를 오르내렸으나 5월부터 8개월 연속 20%대를 유지하면서 역사를 썼다. 9월 한 달은 점유율이 23.1%까지 치솟기도 했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BMW가 7만 7,127대로 가장 많았고 벤츠(6만 8,467대), 테슬라(5만9,916대), 볼보(1만4,903대), 렉서스(1만4,891대) 순이었다. BMW와 벤츠는 전년 대비 각각 4.6%, 3.1% 판매량이 늘었고 렉서스 또한 6.6% 성장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우디(6위, 1만 1,001대)와 포르쉐(7위, 1만746)도 2년 만에 다시 1만 대 이상을 팔았다.
하지만 수입차 점유율 20% 돌파의 주역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2024년(2만9,750대)보다 판매량이 101.4%나 늘었다. 수입차 모델 중 테슬라 모델Y 판매량은 전체 1위(5만405대), 모델3는 4위(8,825대)에 올랐다.
테슬라는 잇따라 가격을 인하하며 국내 점유율을 높였다. 테슬라는 2023년 중국 CATL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저가형 모델Y를 내놓으면서 기존 롱레인지 모델보다 2,000만 원이나 가격을 낮췄다. 지난해 4월에는 400만원 더 저렴해진 부분 변경 모델(주니퍼)을 출시했다.
수입차 점유율이 20%대로 껑충 뛴 것도 이때부터다. 테슬라 판매량은 지난해 4월까지 1,000~2,000대 수준에 머무르다 5월 6,570대로 늘었고 9월에는 9,069대까지 찍었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지난해 4월 진출한 BYD도 8개월 만에 6,108대를 판매하며 수입 브랜드 10위에 자리했다. 동급 차량보다 1,000만원가량 낮은 가격과 뒤지지 않는 성능으로 승부했다. 폴스타 또한 800대였던 전년 판매량이 2,957대로 269.6% 급증했다.
국내 수입차 점유율 통계는 1987년 작성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전체 등록 차량 24만9,448대 중 수입차는 10대로 점유율이 0.004%에 불과했다. 1996년 경기 호황에 0.83%로 올랐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다시 0.26%까지 떨어졌다.
수입차 점유율은 2002년(1.4%) 처음 1%를 넘은 뒤 2012년(10.0%) 10년 만에 10% 선을 넘어섰다. 이후 꾸준히 성장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2년 역대 최고인 19.7%를 찍었지만 20%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수입차 판매량 또한 2015년부터 20만 대 범위를 오르내리다 지난해(30만7,377대)에야 30만 대 고지에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점유율 20%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돌풍을 일으킨 테슬라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면 점유율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하락하며 고전 중이다.
새 브랜드의 등장 및 성공 여부도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상륙에 초점이 맞춰진다.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상반기 7X를 앞세워 국내에 진출하며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도 한국 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판매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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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유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