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CEO 절반 전망
▶ ‘일자리 소멸’ 현실 우려
▶ 직원 재교육·투자 필요
스위스 다보스에서 최근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기술 혁신이 기업 이익률은 높이겠지만, 이것이 곧장 근로자의 일자리 창출이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WEF가 총회에 맞춰 공개한 ‘신경제 시대 일자리의 4가지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만명 이상의 최고경영자(CEO)와 경제 리더 중 절반가량은 ‘AI가 현재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AI 도입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은 24%에 불과했다. 일자리 소멸에 대한 공포가 창출에 대한 기대를 압도했다.
특히 기업 성장이 가계소득으로 연결되지 않는 ‘성장과 분배의 괴리’ 가능성도 확인됐다. CEO의 45%는 ‘AI가 기업 이익률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답변은 12%에 그쳤다. AI가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더라도 그 과실이 근로자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2030년 노동시장이 단일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인재의 준비도라는 2가지 핵심 변수에 따라 미래가 4가지 시나리오로 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첫 시나리오는 ‘대체의 시대’다. AI 기술은 급격히 발전하지만 사회와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다. 기업들이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공격적인 자동화를 추진하고, 이는 광범위한 실업과 기술 격차에 따른 극심한 불평등을 초래한다.
두 번째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인 ‘초가속 발전’ 시나리오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인재들의 역량도 함께 높아지는 경우다.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기보다 AI를 지휘하고 조율하는 새로운 역할이 더 빠르게 생겨난다. 생산성과 혁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 혜택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
세 번째는 ‘코파일럿 경제’로 AI 기술이 인간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로 완만하게 발전하고 인재 준비도가 높은 상황이다. 인간과 AI가 팀을 이뤄 일하는 것이 보편화되며 AI는 일자리를 뺏기보다 인간을 돕는 ‘부조종사’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정체된 발전’은 기술 도입은 꾸준히 이뤄지지만, 이를 활용할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생산성 증가는 제한적이고 기업들은 인재 부족을 메우기 위한 부분적 자동화에만 의존하게 된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작게 시작해 빠르게 확장하는’ 방식과 ‘인재 중심의 재교육’ 투자를 제시했다. 어떤 시나리오가 도래하든 구성원의 AI 문해력을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재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