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자 이학래, 박민균씨 개인정보 유출 후 투자 손실 책임 추궁
시애틀 지역 한인 투자자 2명이 쿠팡(Coupang, Inc.)을 상대로 증권 집단소송에 나서며 쿠팡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제기된 주주 대표소송에 이어, 쿠팡의 미국 본사 기능이 위치한 시애틀에서도 투자자들이 직접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되면서다.
한인 이학래씨와 박민균씨는 자신들뿐 아니라 유사한 피해를 입은 모든 투자자들을 대표해 쿠팡과 경영진을 상대로 워싱턴주 서부 연방법원에 6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미국에서 한국인이 대표 원고로 참여한 첫 증권 집단소송으로 알려졌다.
피고에는 쿠팡 모기업과 쿠팡 주식회사 법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 가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렛 매시스, 김태 등 핵심 임원들이 포함됐다.
소송을 대리하는 곳은 시애틀의 대형 로펌 켈러 로어백(Keller Rohrback L.L.P.)다. 원고측은 소장에서 이번 사건을 ‘연방 증권법 위반에 따른 집단소송’으로 규정하며, 쿠팡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거나 허위•오해 소지가 있는 내용을 전달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대표 원고 중 한 명인 박씨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지난해 11월 5일 쿠팡 보통주를 주당 31.80달러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지며 주가가 하락했고, 이로 인한 투자 손실을 문제 삼아 소송에 나섰다는 것이다.
통상 증권 집단소송은 악재 발생 이전 고점에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손실 보전을 요구하며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원고들은 또 1995년 제정된 미국 민사증권소송개혁법(PSLRA)에 따라 대표 원고로서의 의무를 이해하고 있으며, 다른 집단 구성원들과 동일한 비율로만 보상을 받겠다는 인증서도 제출했다. 이는 소송의 공정성과 진정성을 강조하고, 추가 피해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이번 워싱턴주 소송은 앞서 캘리포니아주에서 제기된 주주대표소송과는 성격이 다르다. 캘리포니아 소송이 “경영진의 관리 소홀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책임을 묻는 데 초점이 있다면, 시애틀에서 제기된 이번 소송은 “경영진의 설명을 믿고 투자했으나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며 직접적인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쿠팡 법무팀으로서는 서로 다른 법적 성격의 소송을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이번 소송이 제기된 워싱턴주 서부 연방법원은 쿠팡 미국 본사를 관할하는 법원이다. 워싱턴주는 IT•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와 주주 권리 보호에 비교적 엄격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만큼, 이번 소송의 향방에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해 초부터 연이은 법적 리스크에 직면한 쿠팡 경영진이 어떤 대응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