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200, 현재는 극소량만 생산 중… “中, 자국 반도체 인센티브 검토중”

엔비디아 로고[로이터]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을 승인받은 인공지능(AI) 칩 'H200'의 생산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사들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 주문량이 현재 생산량을 초과함에 따라 이 칩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이미 엔비디아와 접촉해 H200의 대량 구매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반도체 시장 전문가인 노리 치우 화이트오크캐피털 파트너스 투자이사는 "이미 다수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사와 기업 고객이 (중국) 정부에 조건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 '블랙웰'을 장착한 B200보다 한 세대 전 모델이지만, AI 훈련과 추론에는 여전히 강력한 성능을 보이며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중국 내 반도체 기업의 제조 역량을 넘어서는 제품이다.
다만 현재 엔비디아의 생산은 상당 부분 블랙웰과 차세대 아키텍처인 '루빈' 기반 칩에 집중돼 있어 H200은 극소량만 생산 중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직 H200의 수입을 허용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미국이 수출을 허용한다는 결정을 발표하자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이 제품을 수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의 이번 수출 결정을 '자살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모양새다.
중국은 최근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중국 기업이 H200을 구매할 때 일정 비율의 국내 칩을 함께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결국 H200의 수입을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AI 차르'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은 이날 블룸버그 테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 칩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반도체 자립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첨단이 아닌 구형 칩을 중국에 판매하기로 한 것이 우리의 계산이었다"면서 "중국 정부는 이를 간파했기 때문에 (칩 수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최대 700억 달러(약 103조원) 규모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