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10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서 팬 만나
▶ 구단은 손흥민이 직접 선택한 벽화 등 공개 예정
▶ 토트넘 선수단 기행에… ‘라커룸 리더십’ 재조명
▶ “손흥민 같은 리더 없어… 팀 밸런스 무너졌다”

토트넘이 손흥민(LAFC)을 위해 ‘홈 커밍 데이’를 마련한다. [로이터]
최근 ‘손흥민 리더십’이 절실한 토트넘(잉글랜드)이 전 캡틴을 소환한다. 지난 10년 동안 토트넘의 얼굴로 활약하고도 정작 영국 팬들과 작별 인사할 기회가 없었던 손흥민(LAFC)을 위해 ‘홈 커밍 데이’를 마련했다.
토트넘 구단은 3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이 팀을 떠난 후 처음으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복귀한다”며 “10일 SK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홈 팬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킥오프 전 그라운드에 올라 팬들과 회포를 풀 예정이다.
토트넘은 ‘손흥민 벽화’도 준비 중이다. 팬 자문위원회와 협력해 토트넘 하이로드에 벽화 작업에 들어갔고, 프라하전에 앞서 완성할 계획이다. 구단은 “이 벽화의 디자인은 손흥민이 직접 선택했다. 그의 귀환은 팬, 구단 모두에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투어를 마친 뒤 10년간의 토트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프로축구(MLS) LAFC로 이적해 새로운 시즌을 보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정작 토트넘의 영국 현지 팬들에게 작별 인사할 시간을 갖지 못했고, 언론을 통해 토트넘 경기장을 방문해 인사하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 왔다.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 동안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넣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클럽 최초 아시아 선수로 주장 완장을 차고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등 굵직한 업적도 남겼다.
손흥민은 토트넘 방문을 앞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지난여름 힘들게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고 발표했을 때 저는 한국에 있었다. 이 때문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제 토트넘 팬들에게 지난 10년 동안 저와 제 가족에게 얼마나 큰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셨는지 직접 말씀드릴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라며 “매우 감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지만 저와 클럽 모두에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기대했다.
영국 현지 팬들도 손흥민의 방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단 손흥민의 깜짝 방문을 알린 토트넘의 해당 게시물은 4일 오후 현재 92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당초 토트넘 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는 21일 리버풀전에 손흥민이 방문할 거란 소식이 전해졌고, 해당 경기 티켓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특히 토트넘의 ‘라커룸 리더십’이 재조명되면서 손흥민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달 30일 토트넘의 풀백 페드로 포로는 풀럼전(1-2 패)에서 패한 뒤 루카스 베리발과 논쟁을 벌이고 팬들에게 인사 없이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앞서 첼시전 패배 후 미키 판더벤과 제드 스펜스도 토머스 프랭크 감독의 팬 서비스 동참 지시를 거부하고 곧장 라커룸으로 향해 논란이 됐다. 선수들은 팬들의 야유를 듣지 않겠다며 팬서비스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손흥민이 주장으로 있을 당시 매 경기 때마다 그라운드를 돌며 팬서비스를 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토트넘에 리더가 없다” “손흥민의 영향력이 새삼 느껴진다” 등 반응이 들끓었다.
토트넘 공격수 출신 호삼 아메드 미도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최근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미도는 “문제는 팬들이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력”이라며 “오늘 토트넘 팬이 돼 경기장에 간다면 누구를 볼 것인가? 아무도 없다. 스타가 없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리더가 없다. 로비 킨, 손흥민 같은 선수가 없다. 팀의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고스란히 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0월 27일 애버턴전(3-0 승) 이후 승리가 없다. 최근 5경기에서 무승( 2무 3패)를 보이며 리그 11위(승점 19·5승 4무 5패)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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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