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학 지원서 수 약 10% 증가… 유학생은 큰 폭 감소

2025-11-24 (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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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먼앱 11월 1일 기준 통계
▶ 1인 평균 4.68곳 → 4.90곳, 5%↑

▶ 미국내 지원자 7%↑, 유학생 9%↓
▶ 표준화 시험점수 제출 지원자↑

대학 지원서 수 약 10% 증가… 유학생은 큰 폭 감소

11월 1일 기준 커먼앱 지원서 접수 건수가 작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지원자 수도 작년보다 5%가량 증가했다. [로이터]

미국 대학 통합지원 시스템인‘커먼앱’(Common Application)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월 1일 기준 대학 지원서 접수 건수는 총 471만6,3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6만8,736건)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지원자 수도 늘었다. 커먼앱에 참여하는 916개 대학에 지원한 신입 지원자는 96만2,284명으로, 전년도 같은 시기(91만3,087명)보다 5%가량 증가했다. (도표 참고)
대학 지원서 수 약 10% 증가… 유학생은 큰 폭 감소

지원자 1인당 지원 대학 수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인 평균 4.68곳에서 올해는 4.90곳으로 늘어 약 5% 증가했다. 한편, 전체 지원자수 증가세와 달리 유학생 지원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커먼앱이 발표한 2025-2026학년도 대입 지원 중간 보고서를 자세히 분석했다.

■ 유학생 지원 급감…아시아·아프리카 뚜렷한 감소

대부분 대학의 지원서 마감이 12월 초~1월초인 점을 감안하면 커먼앱이 발표한 이번 보고서는 향후 트렌드를 가늠하게 하는 중간 보고서 성격이다. 중간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체 지원자 수가 늘었음에도 유학생 지원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미국 국내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약 7% 증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유학생 지원자는 약 9% 감소해 전년도와 같은 조사 시기(2024-25 지원 사이클 당시 +5%)와 비교해 정반대의 추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 출신 지원자는 약 9% 감소, 아프리카 출신은 약 1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학에 두 번째로 많은 학생을 보내온 인도는 약 14% 감소해 해외 국가 중에서도 특히 감소폭이 컸다. 반면 미국 유학생 비중 1위를 차지하는 중국 유학생은 약 1% 감소에 그치며 큰 변화가 없었다.

유학생 지원 감소는 이미 예견된 현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학생뿐 아니라 H-1B 취업비자를 목표로 하는 해외 인력까지 겨냥한 이민 제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유학생 지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요 인구 집단에서는 지원자가 모두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학생 감소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 소수계 지원 ‘대폭 증가’

전통적으로 대학 입시에서 비주류로 분류됐던 지원자 집단의 지원 증가가 올해 대학 입학 시즌에서는 두드러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흑인 및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원자는 약 16% 급증했고 복수 인종 지원자는 약 11% 증가하며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흑인과 복수 인종 지원자 증가세는 라티노(약 7%), 아시아계(약 5%), 백인(약 5%) 지원자의 증가율을 모두 앞질렀다.


커먼앱 기준 ‘소수계’(Underrepresented Minority·URM)로 분류되는 지원자군은 10% 증가, 비 소수계 지원자 증가폭의 두 배에 달했다. 커먼앱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또는 흑인), 히스패닉(또는 라티노), 미국 원주민(알래스카 원주민 포함),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제도 민족 등을 소수계로 분류하고 아시안은 제외된다.

한편 이번 지원 기간 동안 여학생 지원자는 전체 지원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6% 증가했다. 이에 비해 남학생 지원자는 4% 증가에 그쳤다.

■ 저소득·1세대 대학생 지원도 증가

가정에서 처음 대학에 입학하는 이른바 ‘1세대 대학생’(First-Generation) 지원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1세대 대학생 지원자수는 지난해 같은 조사 시기 대비 약 12%나 급증한 반면, 부모 중 대학 졸업자가 지원자는 약 2% 증가에 그쳤다.

저소득층 학생들의 지원 증가도 두드러졌다. 커먼앱 지원서 비용 면제 대상 학생은 약 10% 증가, 면제를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의 증가율(4%)을 크게 웃돌았다. 또 중위소득 이하 지역(ZIP코드) 출신 학생은 약 12% 증가, 중위소득 이상 지역 출신(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농촌 출신 15% 증가, 대도시 출신은 6%에 그쳐

2024-25학년도 대학 입학 지원 시즌과 비교했을 때, 농촌 지역 출신 지원자는 약 15% 증가한 반면, 대도시 출신 지원자는 약 6%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먼앱을 통해 지원하는 학생의 대다수는 여전히 대도시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증가율에서는 남서부 지역의 지원자 수가 약 15%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남서부 지원자 수 증가세는 두 번째로 증가율이 높은 지역 증가율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이 같은 증가세는 커먼앱 지원자가 가장 많은 텍사스주의 지원자가 약 15%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 표준화 시험 점수 요구 대학 점차 증가

최근 10년간 커먼앱 참여 대학 중 대학 입학 표준화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비율은 급격히 감소했다. 2019-2020학년도 약 55%였던 요구 비율은 2023-2024학년도에는 역대 최저인 4%로 떨어진 바있다. 올 대학 지원 시즌인 2025-2026학년도에는 약 5%의 대학이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대학 입학 지원 시즌에서는 시험 점수를 제출한 지원자가 그렇지 않은 지원자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시험 점수를 제출한 지원자는 약 11% 증가한 반면, 제출하지 않은 지원자는 약 1% 감소했다.

2024-25학년도 11월 1일 기준으로 점수를 제출한 지원자가 66,037명 더 많았던 것에 비해, 올해는 그 격차가 거의 두 배로 늘어 125,404명 더 많은 지원자가 시험 점수를 제출했다. 1세대 대학생, 소수계, 수수료 면제 대상 학생은 여전히 시험 점수를 제출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도 분석됐다.

■ 조기 전형 지원자 증가 반영

일부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커먼앱 보고서에 나타난 이번 초반 지원 증가 현상이 지원서 마감까지 전체 지원자 수 증가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이 조기 전형에 많이 지원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전에 커먼앱에 참여하지 않았던 커뮤니티칼리지 중 일부 대학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지원자 수 증가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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