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많이? 아니면 깊이 있게?… 대학, 과외활동 평가 방식

2025-12-08 (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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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외활동은 성적 보완 요소
▶ ‘양보다 질’, 의미있는 경험

▶ 처한 환경과 상황도 참작돼
▶ 리더십·주도성·전공 연계

많이? 아니면 깊이 있게?… 대학, 과외활동 평가 방식

지원하는 대학과 전형 유형에 따라, 전공이나 진로 목표와 연계된 과외활동은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로이터]

대학 입시에서 과외활동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평가 기준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대학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외활동은 입학 사정관이 지원학생이 대학에서 발휘할 수 있는 ‘정성적 능력’(Qualitative Skills)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성적 능력이란 리더십, 의사소통 능력, 공감 능력, 조직력, 팀워크, 시간 관리 능력 등을 포함한다. 이 같은 정성적 능력은 학생이 참여한 클럽 활동,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등 활동의 종류와 참여 정도, 지속 기간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과외활동 이력을 중요시하면서도, 단순히 많은 활동 목록보다는 의미 있는 과외활동에 주목한다. 대학들이 대학 입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인 과외활동을 평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 학업 성취 우선…과외활동은 보완적 요소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과외활동이 중요하긴 하지만 학업 성적과 과목 난이도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강조한다. 두 가지 요소는 학생의 학업 성취도와 인지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기 때문이다.


과외활동은 말 그대로 ‘추가적인’(Extra) 요소로 받아들이는 것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된다. 아무리 많은 과외활동에 참여해도 성적이 낮고 학업 난이도가 낮은 지원자의 입학 자격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 입학사정관은 과외활동 항목을 통해 학생이 고교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이해하려고 한다. 주로 교실 밖에서 이뤄지는 과외활동은 학생만의 스토리와 정체성을 다른 지원자와 차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다.

과외활동을 통해 깊이 있는 경험, 성품, 일상 속에서의 지속적 헌신 등이 확인되어야 입학사정관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과외활동은 보완적인 요소로, 학업과 과외활동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의미있는 경험을 쌓아야

많은 과외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참여 활동 숫자는 적어도 몰입감있게 깊이 참여하는 것이 좋을까? 많은 대학 입시 전문가들과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자주 받는 질문으로,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이다.

고등학교 시절은 자신이 진정으로 즐기는 것을 발견해야 하는 시기다. 많은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원서 빈 칸을 채우는 것보다 의미 있는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수영팀 소속인 한 학생은 주당 20시간 이상 훈련에 참가해야 해서 다른 클럽 활동에 참여할 시간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다른 학생은 다양한 과외활동에 시험삼아 참여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갈 수도 있다. 이 두 경우 모두 대학 지원서에서 충분히 인상적일 수 있다.

다만 많은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참여한 과외활동의 숫자보다 헌신적으로 참여한 활동이 인상깊게 여겨진다고 강조한다.

특히, 주간, 연간 단위로 일관성과 성장을 보여주는 활동경험은 학생의 자기관리와 동기 부여를 드러내고, 개인적 통찰을 제공하는 매우 인상적인 활동이다. 만약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헌신도를 보여줄 수 있다면 여전히 가치 있는 활동경험으로 여겨진다.


■ 처한 환경도 평가 요소

각 학생이 처한 고등학교 환경과 개인적 상황도 과외활동을 평가할 때 함께 고려되는 요소다. 따라서 학교에서 제공되는 과외활동 기회가 적더라도, 그 이유가 학생이 처한 학교 환경 때문이라면 입학사정관은 이 같은 원인을 참착한다.

지역사회 봉사활동, 소규모 사업 또는 클럽 창설, 온라인 강좌 수강, 지역 및 전국 프로그램 참여 등 돋보이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높게 평가되는 편이다.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 같은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노력은 특히 돋보인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들은 학업 외에도 각자가 처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과외활동이 증명서나 상장으로 입증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가족을 돌보는 등 학생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기울인 노력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인정받는다.

처한 환경 때문에 과외활동 참여에 제한이 있었다면, 지원서의 추가 정보란에 사유를 기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거리 통학, 방과 후 가족 돌봄(노부모나 동생 등) 등의 사유가 해당된다.

한 지원자는 자신을 ‘멋진 큰 형’(Big Brother)이라고 과외활동에 적고, 여섯 형제 중 장남으로서 숙제 도와주기, 저녁 식사 준비, 일상 활동 동행 등을 설명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학생의 입학사정관은 지원서를 종합 평가할 때, 연민, 신뢰성, 리더십, 성품을 보여주는 과외활동으로 학생이 기재한 과외활동 내용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 리더십과 주도성

학생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변화를 이끈 과외활동이 입학사정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진정한 리더십은 직함이나 상장에 국한되지 않는다”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며 다른 사람이 지켜보지 않을 때에도 스스로 주도하고 동료를 돕고 약속을 지키는 학생이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는다”라고 설명한다. 클럽 회장, 부회장, 총무 등 직책을 맡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고등학교나 지역사회를 위해 클럽을 직접 창립하거나 공동 창립한 학생은 더욱 눈에 띈다.

소속된 커뮤니티의 필요를 파악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해 해결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학생은 단순한 리더십을 넘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갖춘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클럽활동에서 회장이나 부회장을 맡을 필요는 없다. 학생이 일부 리더십 직책을 맡다가 다른 학생에게 그 기회를 양보한다면, 이는 자기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성품을 보여주는 행동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 전공과 연계된 활동

지원하는 대학과 전형 유형에 따라, 전공이나 진로 목표와 연계된 과외활동은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이공’(STEM) 계열 전공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로봇 동아리나 수학 경시대회 참여와 같이 전공과 연관된 활동을 찾는 대학도 있다. 이는 직접적인 입학 요건은 아니지만, 선택한 전공 분야에 진정한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제시할 수 있어, 설득력 있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 전문가들은 “관심 분야와 잠재적 전공과 관련된 경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라며 “아직 진로를 탐색 중으로 호기심과 주도성을 보여주는 학생도 중요하게 평가된다”라고 강조한다. 과외활동이 학업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입학사정관은 성실하게 노력하고 참여하는 학생을 찾으며,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지원자를 높이 평가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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