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2025-12-22 (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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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격 시 반드시 등록 조건
▶ 한 곳만 지원·수주 내 등록

▶ 높은 관심 표명·입시 유리
▶ ‘재정·불가피’ 예외로 인정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ED 조기 전형은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전형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합격 거절 시 불이익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로이터]

대학 입학 전형은 크게 조기 전형과 정시 지원, 그리고 공석 발생 시 선발하는 ‘롤링 어드미션’(Rolling Admissions)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조기 전형은 ‘Early Decision’(ED)과 ‘Early Action’(EA)로 나뉘는데 이 두 가지 조기 전형 사이에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잘 구분해서 지원해야 한다. 두 가지 조기 전형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구속력 여부다. ED는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구속력이 따르지만 EA는 그런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확고한 1지망 학교가 있는 학생의 경우 입학 사정에서 유리할 수 있는 ED 지원을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인 입시 전략이다. 그런데 만약 ED 전형을 통해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이 합격을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ED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불이익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 ED, 다른 입학 전형과 차이점은?

ED는 EA, 정시 지원, 롤링 어드미션 등 다른 입학 전형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합격할 경우 해당 대학에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전형이다. 대부분의 ED 마감일은 11월이며, 일부 대학은 10월 중순으로 더 이른 경우도 있다. 반면 다른 전형들은 보통 12월부터 2월 사이에 원서 접수가 마감된다. 롤링 어드미션의 경우 봄까지, 늦게는 학기 개강 직전 주까지도 지원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ED 전형을 통해 단 한 곳의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제한이 덜한 EA나 정시 전형을 통해서는 다른 대학들에 동시에 지원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된다. EA 전형 중에서도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노터데임 등 일부 사립대학은 ‘일부 제한 조건을 둔 조기 전형’(REA·Restrictive Early Action)을 실시한다. REA 전형은 합격해도 반드시 등록할 의무는 없지만 다른 사립대의 ED나 EA 지원을 제한하는 전형이다. 반면 공립대나 해외 대학 EA 전형 지원은 허용한다.

ED 전형을 제외한 다른 전형에서는 합격생들이 일반적으로 5월 1일까지 등록 의사를 결정해야 하는 반면, ED 전형 합격자는 합격 통보 후 수주 이내에 등록 의사를 확정해야 하며, 다른 대학들로부터 받은 합격 제안은 모두 거절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입시 준비와 관련 절차를 비교적 빨리 마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은 고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하고 대학 입학 준비를 서두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 ED 지원 이유

ED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은 해당 대학에 대해 확고한 관심과 진학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입학 사정 과정에서 종종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ED와 정시 지원의 합격률을 비교해보면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듀크대는 2028졸업 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ED 전형 지원자 가운데 약 12.9%를 합격시킨 반면, 정시 지원 합격률은 약 4.1%에 그쳤다. 대학 입장에서도 ED는 학교와 잘 맞는 학생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ED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ED 전형이 모든 지원자에게 적합한 전형은 아니다. 여러 대학을 선택 대상으로 고려 중인 학생이나 ED 지원을 고려하는 대학이 자신의 학업적, 개인적 필요를 충족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면 ED 지원을 피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다. 특히, 학비 부담이 대학 진학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는 대학이 제시하는 재정 지원 내용도 반드시 따져보고 ED 지원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성적 우수 지원자에게 지급되는 메리트 장학금은 ED 마감 이후에야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장학금을 받아야 학비 부담이 가능한데 지급 시기가 ED 지원 일정과 맞지 않는다면, ED 전형에 지원해서는 안 된다.

■ 두 곳 지원 시 모두 합격 취소 될 수도

ED 전형 지원서에는 보통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고교 카운슬러의 서명이 요구되는데 이는 학생의 해당 대학 진학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합격 시 진학하겠다는 약속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만약 학생이 합격을 거절해도 대학 측이 등록금을 청구하는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다만 학교에 따라 학생이 합격 제안을 수락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ED 전형 규정을 어기고 두 곳 이상의 대학에 동시에 ED 전형을 지원한 경우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학생은 두 대학 모두의 합격을 취소당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ED 전형을 악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모르고 두 곳에 지원했더라도 심각한 불이익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재정·불가피한’ 사정 예외로 인정

하지만 ED 전형 합격 통보 거절이 허용되는 예외 경우가 있다. ED 전형에 합격한 대학으로부터 당초 기대했던 보다 낮은 금액의 재정 지원 패키지를 받아 현실적으로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도 있다. 이 같은 사유를 대학 측에 설명해서 받아들여지면 ED 전형 합격 통보를 별다른 불이익없이 거절할 수 있다.

대학의 재정 지원 패키지 금액 산정은 연방정부와 대학 측이 자체로 정한 공식에 따라 이뤄진다. 또 각 대학은 자체 웹사이트에 ‘순학비 계산기’(Net Price Calculator)를 제공해, 합격 시 받을 수 있는 재정 지원 수준을 미리 예측하도록 돕는데, 대학 학비 상담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계산기는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로든 학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재정적 사유에 한해 ED 전형 합의에서 예외가 인정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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