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말 뭐 볼까 OTT] 여성 이혼 변호사들의 치열한 법정 드라마… 킴 카다시안, 본격 배우 데뷔

2025-11-14 (금)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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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언 머피 제작 훌루 시리즈 ‘올즈 페어’

▶ 글렌 클로즈·나오미 왓츠 등 호화 캐스팅
▶ 럭서리 라이프 스타일·깊이 있는 주제의식

[주말 뭐 볼까 OTT] 여성 이혼 변호사들의 치열한 법정 드라마… 킴 카다시안, 본격 배우 데뷔

훌루 시리즈 ‘올즈 페어’는 남성 중심의 로펌을 떠나 자신들만의 파워풀한 사무소를 연 여성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훌루 제공]

훌루의 야심작 ‘올즈 페어’(All’s Fair)에서는 리얼리티 스타에서 사업가, 법률가를 거쳐 이제 본격 배우로 변신한 킴 카다시안이 이혼 전문 변호사 역을 맡았다. 라이언 머피가 제작을 맡은 이 시리즈는 남성 중심의 대형 로펌을 떠나 자신들만의 파워풀한 법률 사무소를 연 여성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글렌 클로즈, 사라 폴슨, 나오미 왓츠, 니시 내쉬-베츠 등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이번 작품에서 카다시안은 자신의 실제 경험과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올즈 페어’는 스타 제작자 라이언 머피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강력한 여성 캐릭터 중심 서사의 정점을 보여준다. 훌루 측에 따르면 머피의 피칭은 단순했다. “킴 카다시안이 이혼 변호사로 나오는 드라마”라는 한 문장에 훌루는 즉시 제작을 승인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킴 카다시안의 본격 연기 도전에 모두가 주목했다. 변호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법률에 관심이 많았던 킴 카다시안은 현재 실제로 로스쿨 과정을 밟고 있다. 촬영장에서도 카다시안의 프로 정신은 빛났다. 카다시안은 “라이언 머피가 전화하면 거절할 수 없다. 적절한 타이밍 같은 건 없다. 인생에서 뭔가 하고 싶다면 그냥 해야 한다”며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법률 공부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는 “항상 중간자를 거쳐야 하는 게 지겨웠다. 어떤 상황에서 누군가를 돕고 싶을 때마다 변호사에게 물어봐야 했다.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변호사 시험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암기하기 어려워진다”며 지금이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글렌 클로즈는 “킴은 카메라 세팅 중에도 법률 시험 암기카드를 들고 공부했다”며 네 자녀를 키우며 사업을 운영하고 법률 공부까지 병행하는 그녀의 멀티태스킹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올즈 페어‘는 돈이 지배하고 사랑이 전쟁터가 되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게임의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규칙 자체를 바꿔나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법정 안팎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싸움, 스캔들, 변화하는 동맹 관계 속에서 이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성장한다.

글렌 클로즈는 극중 멘토이자 대모 역할을 맡아 젊은 변호사들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녀는 “과거 법정드라마 ‘데미지’(Damages)에서 모두가 ’독한 여자‘라고 부르는 역할을 했지만, 사실 그녀는 남자처럼 행동했을 뿐이었다”며 “이번에는 멘토이자 대모로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나오미 왓츠는 “보통 일할 때는 남자 배우들과 함께하거나, 여자 배우가 있어도 한 명 정도이고 대부분 서로 경쟁하는 관계”라며 “이 작품에서는 우리 모두가 서로를 응원한다. 물론 좋은 드라마를 위한 갈등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사라 폴슨은 “라이언 머피는 12살이 아닌 성숙한 여성들을 위한 역할을 쓰는 데 두려움이 없다. 우리는 인구의 절반이고, 모든 연령대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즈 페어’는 매 에피소드마다 실제 이혼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의뢰인의 사연을 다룬다. 제작진은 유명 이혼 전문 변호사 로라 왓서와 긴밀히 협력해 리얼리티를 높였다.

킴 카다시안은 “로라 왓서는 내 두 번의 이혼 사건을 담당했고, 그녀의 아버지는 우리 어머니의 이혼 변호사였다”며 “수십 년간 가족법 분야에서 쌓인 그녀의 다양한 사례들이 익명으로 작품에 반영됐다. 매 에피소드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극중 변호사들은 최악의 상황에 놓인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되찾아주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카다시안은 “이혼을 겪는 사람들, 특히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을 겪는 모든 이들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 우리의 역할은 그들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각적 화려함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라 폴슨은 “매일 킴이 무엇을 입고 나올지 기대했다. 회의실 장면에서 우리 모두의 의상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며 “의상이 이 작품의 큰 매력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화려한 외양 이면에는 깊이 있는 주제의식이 자리한다. 니시 내쉬-베츠는 자신의 두 번의 이혼 경험을 토대로 “사람을 진짜로 알게 되는 순간은 함께 살 때나 이혼할 때”라며 “그 순간 최악인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말 잘한 일‘이라고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매애와 지지의 중요성을 배운다”고 말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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