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가 공놀이에 벌금·징역까지?

2026-01-15 (목) 12:00:00 노세희 기자
크게 작게

▶ 80여년 전 제정 추정

▶ ‘시대착오적’시 조례
▶ LA 시의회 폐지 추진

LA 시의회가 주택가 도로와 인도에서 공놀이를 할 경우 벌금과 징역형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오래된 시 조례의 폐지를 추진한다. LA 시의회는 14일 열린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마련하도록 시 검찰에 지시하는 안을 만장일치(14대 0)로 통과시켰다.

문제가 된 규정은 LA시 조례집 56.16조로, 일부 주거지역 도로·인도 또는 공원에서 공이나 풋볼 공 등으로 스포츠를 하거나, 돌·탄환·화살 등 ‘물체’를 던지거나 발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최대 1,000달러의 벌금과 최대 6개월의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시의회에 폐지안을 제출한 밥 블루멘필드 시의원은 “부모가 집 앞 인도에서 아이와 캐치볼을 하거나, 아이들이 조용한 주택가에서 미니 풋볼이나 축구를 하는 것조차 범죄로 처벌될 수 있는 법”이라며 “상식에 맞지 않는, 매우 우스꽝스러운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총기 발사와 같은 위험 행위는 이미 다른 법률로 충분히 규제되고 있다며, 해당 조항의 실효성과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조례는 1945년 제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LA 시의회는 당시와 달리 오늘날의 주거 환경과 시민 생활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시대착오적 규정’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조례가 공식 폐지될 경우, 그동안 형식적으로 남아 있던 처벌 규정은 효력을 잃게 된다.

다만 시 당국은 조례 폐지와는 별개로, 차량 통행 안전이나 타인의 재산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기존 교통법규와 공공안전 관련 법령을 통해 계속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LA에서는 아이들과 가족의 일상적인 주택가 공놀이가 더 이상 ‘범죄’로 취급되지 않게 될 전망이다.

<노세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