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NAP 중단은 생존 위협”

2025-10-29 (수) 07:59:59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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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정부, 긴급 식량 지원 프로그램 가동

▶ 정치권 반발, “굶주림을 정치적 무기로”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식품보조금(SNAP) 지급이 내달부터 중단된다는 발표에 메릴랜드 주민들과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메릴랜드주 정부는 이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긴급 식량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메릴랜드는 주민의 11%인 69만 3,500여 명이 SNAP 혜택을 받고 있다. 이 중 59%는 아동이 있는 가구이고 32%는 노인이나 장애인을 포함한 가구로 SNAP 지급 중단은 취약계층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연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메릴랜드 가구의 10.4%가 ‘식량 불안정’ 상태였으며, SNAP은 매년 평균 3만9,000명의 아동을 포함한 8만명을 빈곤선 위로 끌어 올렸다. 분석가들은 SNAP 지급이 중단될 경우 이 수치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주 정부는 연방정부 지원 중단에 대비해 긴급 식량 지원 프로그램을 지난 1일부터 가동했다. 이 프로그램은 푸드뱅크 및 식품 배급소를 통해 저소득층 가정에 긴급 식품을 제공한다. 푸드뱅크 웹사이트(mdfoodbank.org/find-food/)에 주소나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주 전역 17개 지역 커뮤니티 액션 기관을 통해 식품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기초 생필품, 보육, 노인복지, 의료, 취업 훈련, 교통 지원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도 제공한다.

웨스 모어 주지사는 “11월부터 수십만 주민의 생계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방정부 예산이 복구될 때까지 취약한 가정에 최소한의 식량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릴랜드 민주당 의원들은 SNAP 중단 조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글랜 아이비 연방 하원의원(제4선거구)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적으로 지급해야 할 SNAP 혜택을 불법적으로 보류했다”며 “굶주림을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삼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크리스 밴 홀런 연방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르헨티나 구제금융에는 200억을 쓰면서 4,200만 명의 식량 지원에 필요한 60억 달러는 쓰지 않고 있다”며 “식량과 굶주림을 인질로 삼는 행태는 역겨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라 엘프레스 연방 하원의원은 “SNAP 중단은 지역 푸드뱅크의 수요를 폭증시킬 것”이라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와 참여를 호소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앤디 해리스 연방 하원의원은 “셧다운의 책임은 민주당 상원에 있다”며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면 사태는 이미 해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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