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종대왕 정신과 한글의 힘

2025-10-07 (화) 12:00:00 이은애 맥클린한국학교 교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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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9일, 제579돌 한글날은 개천절부터 이어진 황금연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뜻깊은 날이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으로 탄생한 한글은 단순한 문자를 넘어, 이제 세계로 뻗어 나가는 K-컬처의 핵심 동력이며, 인공지능(AI) 시대에 가장 과학적인 언어 체계로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 수는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BTS, 블랙핑크 등의 K-POP 가사와 K-드라마 자막을 통해 한글은 젊은 세대에게 가장 ‘힙'하고 매력적인 글자가 되고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즉위 25년째인 1443년 음력 12월 30일 창제를 마치고 그 글의 이름을 ‘훈민정음(訓民正音,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글)'이라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이는 단순히 글자를 만든 사건이 아니라, 백성들이 자신의 뜻을 올바르게 표현하고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역사적 혁신이었다.


한글은 단 24자의 소리글자로 모든 의사 표현이 가능하며, 과학적이고 규칙적인 조합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단순성과 효율성, 그리고 보편성을 동시에 갖춘 세계 유일의 문자로서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줄임말과 부호화된 표현이 범람하며, 세대 간 소통조차 어려워지는 현실은 세종대왕의 창제 정신을 무색하게 한다. 한글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바른 사회와 올곧은 문화를 세우기 위한 가치가 담겨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세종은 훈민정음 서문에서 “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서로 통하지 못해 백성들이 뜻을 펴지 못한다”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 정신은 특권층이 아닌 보통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책임이었다.
세종대왕이 보여준 인간애와 교육의 이념을 오늘의 사회 속에서 실천하는 데 있다.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 그것이 한글을 계승하는 길이다.

따라서 한글날의 의미는 ‘진정한 한글교육의 완성은 잘 읽고 잘 쓰는 한계를 넘어, 책임은 자기에게 돌리며 사랑은 남에게 베풀어 편하고 바른 세상을 꿈꾼 위대한 성군 세종의 이념을 실현하는 데 있다’ 할 것이다.

2025년 한글날을 맞아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우리 스스로가 한글을 어떻게 사용하고 지켜나가야 할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세종대왕이 백성과 소통하기 위해 한글을 창제했듯이 쉽고, 아름답고, 포용적인 언어생활을 통해 한글의 가치를 더욱 빛내는 것이야말로 제579돌 한글날을 기념하는 진정한 길이 될 것이다.

<이은애 맥클린한국학교 교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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