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해공·사이버 전력에 러, 드론 등 우크라전 배치
“인공지능(AI)이 전쟁의 판도를 바꾼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제 전장은 누가 더 빠르게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고, 결심을 내리느냐에서 승패가 결정된다. 그 중심에 AI가 있다. 과거에는 인력이 처리하던 방대한 전장의 실시간 정보를 AI가 대신 분석해주면서, 전투의 속도와 효율성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AI 정보처리가 가동 중이다. 미국은 영상분석 AI ‘프로젝트 메이븐’을 실전에 투입했고, 전군 지휘망(JADC2)으로 육해공·우주·사이버 전력을 하나로 묶으려 한다. 최근에는 AI가 조종하는 F-16 전투기 시험에도 성공했으며, 충성스러운 윙맨(Loyal Wingman) 드론을 활용한 유·무인 편대 전투 능력까지 준비 중이다.
중국은 민간 기업의 기술을 군사로 끌어와 수백 대 드론 군집비행을 시험하며 ‘지능화 전쟁’ 개념을 앞당기고 있다. 특히 지휘관 결심을 보조하는 AI 워게임을 도입해 실제 전투 시나리오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AI 무기의 실전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소형 자폭드론과 전자전을 결합해 저비용으로도 큰 타격을 주는 방식이다. ‘란셋(Lancet)’ 드론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데 자주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더욱 앞서 있다. AI가 표적을 찾아내고 공격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전투에 활용해 ‘세계 최초 AI 전쟁’을 실증했다. 아이언돔 방공체계와 트로피 방어체계도 AI 알고리즘 덕분에 요격 성공률을 높였다.
유럽 국가들도 뒤지지 않는다. 영국은 차세대 전투기 ‘템페스트’에 AI 조종사를 탑재하려 하고, 프랑스·독일은 공동 프로젝트(FCAS)를 추진하며 차세대 공중전 지배력을 준비하고 있다. 나토는 회원국들이 함께 쓸 수 있는 AI 규범과 기술 표준을 마련 중이며 사이버 방어와 정보 분석, 자율 시스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군사 강국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AI를 전장에 접목하고 있지만, 공통 과제도 있다.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 인간이 통제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며, 동맹과 함께 쓸 수 있는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민간 혁신을 적극 흡수하는 것도 필수다.
AI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국방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뒤진다면, 다가올 전장에서는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 당장 국방 전반에 AI를 과감히 도입하고 실전에 맞게 발전시켜야만, 대한민국은 새로운 전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가의 안보를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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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데이터마케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