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서 올해 테크직종 4,000명 해고...최근 세일즈포스ㆍ오라클 시애틀직원 200명 해고

2025-09-08 (월) 06: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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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확산으로 아마존, MS, T-모빌, F5 등도 잇따라

AI 확산 등의 여파로 미국 빅테크의 해고 바람이 시애틀을 강타하고 있다. 이번 주에만 세일즈포스와 오라클이 약 200명의 시애틀 지역 직원을 감원했다. 올들어 시애틀지역에서 태크직종만 4,000여명이 해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세일즈포스는 최근 시애틀과 벨뷰 사무소에서 93명을 해고했으며,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오라클은 시애틀에서 101명을 감원했다고 워싱턴주 고용안전국에 보고했다.
이번 해고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들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T-모빌, F5 등 시애틀 지역의 대표적 IT 기업들이 줄줄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 급격히 늘렸던 인력을 정리한다는 명분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공지능(AI) 확산이 놓여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5월 이후 전 세계에서 1만5,000명 이상을 줄였다.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AI 투자 비용이 막대해져 비용 압박이 크다”고 밝혔지만, 인력이 곧바로 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일즈포스는 입장을 달리한다. 마크 베니오프 CEO는 최근 “AI 자동화 덕분에 4,000개의 지원직을 줄였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번 시애틀 해고가 AI와 직접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마존 역시 7월 수백 명을 해고하면서 효율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장기적으로는 AI가 기업 내 업무 전반을 재편할 것임을 인정했다.
앤디 재시 CEO는 지난 6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AI 확산으로 현재 일자리는 줄고, 새로운 유형의 일이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몇 년 안에 전체 본사 인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시애틀 지역 기술 인력은 일자리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시애틀과 벨뷰 등 킹카운티 일대에서만 4,170명 이상이 해고됐으며, 그중 3,160명이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었다.
세일즈포스는 감원 소식과 함께 3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매출은 102억 달러로 전년 동기(93억 달러)보다 증가했고, 순이익도 18억9,000만 달러로 늘며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향후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치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이상 급락했다.
지역 기술업계는 AI 전환이 가져올 효율성과 혁신에 기대하면서도, 단기간에 반복되는 감원이 지역 경제와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단순 업무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추가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시애틀 IT 산업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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