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박동 돌아와 생명은 구해…엄청난 수술비 등 모금
워싱턴주 에드먼즈 출신 한인 여성이 뉴욕에서 변호사 시험을 보던 중 갑작스럽게 심정지로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가족과 지인들은 미국에서 보기 드문 의료비 부담 속에 한인 사회의 관심과 도움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에드먼즈-우드웨이 고교를 졸업하고 포드햄 로스쿨(Fordham Law School)을 올해 5월에 졸업한 한인 매리 제인 정(사진)씨는 지난달 30일 뉴욕 롱아일랜드 호프스트라 대학교에서 실시된 2025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참가했다. 정씨의 부모는 린우드지역에서 한식당을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씨는 이날 변호사 시험 오전 세션 도중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시험장에 있던 여러 응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정씨가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감독관들은 시험을 중단하지 않았고, 주변 수험생들이 도움을 요청했으나 7~10분가량 적절한 응급조치 없이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목격자는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의료진이 현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증언을 남겼다. 그나마 현장 안전요원이 제한적으로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한 후에야 구조대가 도착해 전기충격기를 사용했고, 3차례 시도 끝에 심장 박동이 간신히 돌아왔다.
정씨는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긴급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의식을 회복했으나 단기 기억 상실 증세가 있으며, 심장 박동기 삽입 수술이 예정돼 있다. 의료진은 계속된 입원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녀를 잘 아는 친구는 “매리 제인은 지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일 뿐 아니라, 늘 주변을 격려하고 돕는 따뜻한 친구”라며 “법학 공부와 10주간의 시험 준비 기간 내내 저를 매일 챙겼던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고 전했다.
그는 고펀드미 페이지(https://www.gofundme.com/f/support-mary-janes-road-to-recovery-postbar-exam) 를 개설해 “이제는 우리가 그녀를 지탱해줄 차례”라며 모금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씨는 결혼과 출산 후에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로스쿨 진학과 변호사 시험 준비에 매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험은 그녀의 새로운 인생을 위한 중요한 관문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심정지로 인해 삶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현재 가족들은 미국 특유의 막대한 병원비 부담에 직면해 있으며, 의료비 지원을 위한 모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친구와 지인, 그리고 전국 각지의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싸우고 있는 그녀를 위해 기도와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고펀드미 계좌에는 2만6,000여달러가 모금된 상태다.
정씨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경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다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특히 고가의 심장 시술과 재활 치료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후원이 요구된다.
이번 사건은 시험장 안전관리와 응급대응 매뉴얼의 부재 문제를 다시금 드러냈다. 현장에 있던 한 수험생은 “시험 규정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