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민 식료품비 압박감 크다

2025-08-08 (금) 07:24:03 정영희 기자
크게 작게

▶ 관세여파, 저소득층 64%‘주요 스트레스 요인’

▶ ‘선구매 후지불’도 증가 추세

미국민 식료품비 압박감 크다

애난데일 세이프웨이 빵코너에 식빵이 진열돼 있다.

세계 각국을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7일부터 본격 시행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민 대다수가 관세 정책의 여파로 식료품비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NORC 공공정책연구센터가 지난 4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절반(53%)은 식료품 비가 현재 삶의 ‘주요(major)’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했으며, 33%는 ‘경미(minor)’ 하다고 답했다. 단지 14%만이 아니라 답해 대부분 생필품 가격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AP-NORC가 7월 10일부터 14일까지 성인 1,4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서베이에 따르면, 연 가구 소득 3만 달러 미만인 저소득층의 64%는 식료품 비용이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라 답했다. 이는 가구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미국인 10명 중 4명과 비교되는 수치다. 하지만 고소득층에서도 식료품비가 전혀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말하는 비율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식료품비 외에 주택, 저축, 소득, 의료비 문제도 미국민들에게 걱정거리였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절반은 주택 문제가 ‘주요’ 스트레스라고 답했으며, 10명 중 4명은 받는 급여, 저축, 의료비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10명 중 3명은 신용카드 빚을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 지목했고, 10명 중 2명은 육아 비용과 학자금 대출금이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여성과 히스패닉들이 다른 집단보다 재정에 대해 훨씬 더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소득, 저축, 식료품비, 의료비에 대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히스패닉계 또한 주거비용과 신용카드 및 학자금 대출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히스패닉계의 3분의 2는 주거비용이 스트레스의 ‘주요’ 요인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흑인의 절반, 백인 10명 중 4명과 대비된다.

또 이번 서베이에서는 또 많은 미국민들이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민 10명 중 3명은 Afterpay나 Klarna와 같은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이용해 식료품, 엔터테인먼트, 레스토랑 식사나 식사 배달, 의료 또는 치과 진료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최근 대출기관들의 발표에 따르면 ‘선구매 후지불’ 고객들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대출 상품은 기존의 신용카드보다 안전한 대안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연방정부의 감독 부족 등 여러 위험이 존재한다. 일부 소비자 권익 옹호 단체(consumer watchdogs)들은 이러한 제도가 소비자들의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영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