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워싱턴교육구 관내인 커클랜드 와니타고교 교직원인 페르난도 로차(45ㆍ사진)가 지난 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와니타 고교 극장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로차는 커클랜드지역 고교 연극 커뮤니티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인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신뢰받는 멘토로 알려져 있다.
로차의 변호인 아돌포 오헤다는 “로차는 2018년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2019년 2월 망명을 신청했고, 현재 ‘유효한 계류 중인 망명 신청자’로서 법적으로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오헤다는 “기한 내에 신청서를 접수했고 비자가 만료되기 전에 제출된 만큼, 기본적인 요건은 모두 충족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ICE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로차가 브라질 국적자이며, 자국에서 ‘절도 혐의’로 지명 수배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헤다 변호인은 “처음 들은 이야기”라며 “가족들은 터무니없다고 반응했다. 일단은 가족의 말을 믿고 있지만 브라질의 혐의 내용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차는 오는 29일 보석 심리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타코마에 위치한 ICE 구금 시설에 수감돼 있다.
지역 연극계에서는 로차의 구금 소식에 충격을 받고 있다. 시애틀에서 활동해온 연출가 로즈 카노는 그를 8월 9일 개막 예정인 공연 ‘파리아(Pariah)’에 출연시키기 위해 캐스팅한 상태였다.
카노는 “로차는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며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워싱턴주 커클랜드 지역을 대표하는 만카 딩그라 워싱턴주 상원의원도 움직였다. 딩그라 의원은 수잔 델베네 연방하원의원 사무실과 접촉해 로차의 권리 보호 방안을 논의했으며, “최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합법 체류자를 거리에서 체포하는 사례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기본적인 절차적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 망명 신청자 및 이민자의 처우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