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1년 넘게 은행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여온 20대 여성이 연쇄 은행 강도 혐의로 기소됏다. 특히 이 여성은 성씨와 외모 등으로 볼때 한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킹카운티 검찰은 지난 11일 시애틀 유니버시티 디스트릭에 거주하는 리나 장(Leena Changㆍ24ㆍ사진)씨를 1급 강도 혐의 7건과 1급 강도 미수 혐의 1건 등 총 8건으로 정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시애틀과 스노호미시 카운티를 포함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최소 10곳의 시애틀지역 은행을 턴 강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범행 당시 손으로 쓴 쪽지를 은행 창구 직원에게 건네며 현금을 요구했고, 나중에는 실제 총처럼 보이는 에어소프트건(모형 총기)까지 사용했다. 또한 대부분 쪽지에는 “추적기(Tracker)를 넣지 마라”, “조용히 행동하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시애틀 레이븐나 지역 한 은행에서는 직원이 몰래 숨긴 추적 장치를 직접 찾아내 돌려주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워싱턴 페더럴 뱅크에서 또 다른 강도가 발생하자, 장씨의 자택 앞에서 매복하다 현장에서 체포했다. 당시 그녀의 가방에서는 1,799달러의 현금, 에어소프트건, 강도 당시 착용한 것과 유사한 니트 모자가 발견됐다.
경찰은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장씨의 아파트를 수색했고, FBI 수배 포스터 이미지를 따라 만든 수채화 콜라주, 강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의류와 신발, 수첩에 끼워진 강도용 쪽지 등을 확보했다.
쪽지에는 “총이 있다. 계산대의 현금을 전부 내놔라. (미끼 돈 제외) 추적 장치도, 비상벨도 없이. 조용히 해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방범 카메라에 찍힌 강도의 인물이 자신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결정적 단서는 4월에 접수된 익명의 제보였다. 제보자는 장씨가 강도 미수 후 “매우 화가 나 있었다”고 말하며 문자 메시지 캡처를 제공했다. 메시지에는 “오늘 일(강도 시도)이 너무 엉망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그녀가 FBI가 수배 전단을 발행한 것에 대해 “무척 자랑스러워했고, ‘연쇄 강도범’이라는 호칭에 자부심을 느꼈다”는 제보도 받았다.
장시는 현재 킹카운티 구치소에 보석금 50만 달러가 책정된 상태로 구금 중이며, 추가 혐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