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크업계 해고ㆍ고금리ㆍ경제불활실성에도 집값 상승세 지속

로이터
시애틀지역 주택 시장이 여전히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집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는 더디고 주택구입희망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역대 최고가로 집값이 뛰었다.
서북미종합부동산정보업체인 NWMLS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킹 카운티 단독주택의 중간거래가격은 103만4,00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7% 상승한 수치다. 특히 시애틀 시내에서는 중간 거래가격이 109만달러로, 전년 대비 13%나 뛰었다.
타코마 등 피어스 카운티는 전년 대비 5% 오른 약 59만달러, 킷샙카운티 역시 4% 가까이 올라 6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린우드 등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중간가격이 81만5,000달러로 2% 하락하며 지역 간 온도차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격 상승이 다소 모순적이고 역설적으로 느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수 심리는 위축돼 있으나,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팬데믹 시기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굳이 싸게 집을 팔 이유가 없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킹 카운티의 주택 거래 건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9% 감소, 2021년 최고점 대비로는 무려 40%나 줄었다.
한편 시애틀 지역 주택 공급은 늘고 있다. 킹 카운티의 단독주택 매물 수는 전년 대비 50% 급증,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 플랫폼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시애틀을 포함한 광역 시애틀지역의 5월 매물 수는 팬데믹 이전 평균보다 61% 많았다.
이에 따라 일부 시장에서는 바이어 우위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어반 리빙 소속 에이전트 맷 고이어는 “한 바이어가 매물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했는데, 셀러가 바로 수락했다”며 “한 셀러가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다른 셀러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에 비해 타운하우스나 콘도 매물은 여전히 수요가 약하다.
고이어는 “그린레이크에 있는 100만달러짜리 단독주택은 여전히 복수 오퍼가 붙는다. 하지만 같은 가격의 타운하우스는 안 팔린다”고 지적했다.
금리는 여전히 주택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평균 약 7%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테크업종 해고, 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겹쳐 바이어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윈더미어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 터커는 “시애틀의 집값은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듯 오르고 있다”며 “하지만 지역 내 많은 가구는 지금의 가격 수준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