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인기짱’...홍상수 감독 <수유천>, 성스러운 감독 <여름의 카메라> 매진

2025-05-27 (화) 11: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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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스러운 감독 직접 찾아 ‘영화 감독의 사유와 시선’ 잘 보여줘

시애틀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인기짱’...홍상수 감독 <수유천>, 성스러운 감독 <여름의 카메라> 매진

한국 성스러운(뒷줄 왼쪽에서 5번째) 감독이 지난 21일 시애틀국제영화에 출품된 자신의 작품 <여름의 카메라>상영 뒤 극장 앞에서 한인 관계자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로 제51회째를 맞이해 지난 25일까지 일정으로 진행된 시애틀국제영화제(SIFF)에 출품된 한국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 74개국에서 245편의 영화가 출품된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한국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수유천>(By the stream)과 성스러운 감독의 데뷔작인 <여름의 카메라>(Summer’s Camera)이었다.
<수유천>은 로카르노 여우주연상 수상작이자 우연한 만남 속 일상과 예술의 깊은 울림을 포착하며 홍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여름의 카메라>는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이면서 런던 BFI Flare 영화제 등 공식 출품 작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성 감독의 장편 데뷔 작품으로, 아버지의 유산인 카메라를 통해 첫사랑과 가족의 기억을 마주하는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낸 ‘퀴어영화’이다. 퀴어(Queer)영화는 성소수자(LGBTQ+)의 정체성, 사랑, 삶, 사회적 갈등 등을 중심으로 다루는 영화를 말한다.
시애틀총영사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애틀국제영화제에 후원을 해 한국 영화에 대해 한인들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지난 20일과 21일 상영된 <수유천>이나 21일과 22일 상영된 <여름의 카메라> 모두 한인들을 포함해 매진되는 인기를 누렸다.
특히 지난 21일 밤 시애틀 시네마 업타운에서 상영된 <여름의 카메라>에는 성스러운 감독이 직접 찾아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광역시애틀한인회(회장 김원준)와 워싱턴주 한인미술인협회(회장 마틸다 김), UW한국학센터에서 ‘한국 영화’수업을 강의한 김웅산 교수와 제자 등이 찾아 150석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된 이날 영화 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미국인들도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성 감독은 “통상적으로 퀴어영화가 어둡고 아픈 경우가 많은데 이번 영화는 밝고 환하게 만드려고 노력했다”면서 장면마다 숨어있는 영화 감독의 사유와 시선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여름이 카메라>는 퀴어 서사를 다루면서도 비극적이지 않고, 따뜻하고 조용한 시선으로 인물들을 바라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정체성과 세대 간의 간극, 그리고 가족의 재해석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퀴어 정체성을 과장하거나 비극화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안전한 공간 속에서 섬세하게 풀어낸 영화”라며 “감독의 따뜻한 시선과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빛나는 독립영화계의 수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미조 시애틀부총영사도 이날 영화 상영에 참석해 “한국 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다”고 당부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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