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안보보좌관 사과 불필요”…부통령의 ‘유럽 무임승차론’엔 “동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 정부 안보 당국자들이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논의해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 해당 채팅방에서 기밀 정보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및 미국 대사들과의 회의 도중 기자들과 진행한 문답에서 "내가 알기로는 그 일이 일어날 동안에는 기밀 정보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요한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후티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성공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채팅방에서 후티 공습이 논의된 시점에는 공격이 진행 중이어서 이미 해당 내용이 기밀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알기로는 기밀 정보는 없었고, 그들은 (채팅) 앱을 사용했다. 그 앱은 정부의 많은 사람, 언론의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라고도 했다.
이번 논란은 해당 채팅방에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초대돼 논의 내용을 지켜봤고, 골드버그 편집장이 이를 보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보안 의식이 허술하다는 논란으로 이어지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공교롭게 애틀랜틱 골드버그 편집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말기인 지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참전용사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채팅방에서) 골드버그는 매우 지루하다고 느꼈고, 매우 일찍 (채팅방을) 나갔다"며 "나는 그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 해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석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가리키며 "테이블 끝에 앉은 사람 같은, 매우 훌륭한 사람을 비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왈츠 보좌관이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그럴 필요가 없다.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골드버그 편집장이 해당 채팅방에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를 조사하겠다면서, 해당 조사를 왈츠 보좌관에게 지시했다.
그는 "해당 조사는 연방수사국(FBI)과 관련이 없고, 보안과 관련된 문제"라며 "예컨대 누군가 침입할 수 있을까, 사람이 대화에 끼어들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형태의 기구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에 왈츠 보좌관은 "기술 전문가와 법률팀이 검토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안전하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채팅방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유럽이 무역에 주로 사용하는 수에즈 운하 통과 선박을 보호하려 후티를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유럽의 미국에 대한 무임승차론을 주장한 것에 동의하는지를 묻자 "동의한다. 유럽연합(EU)은 그들은 무임승차(freeloading)를 해왔고, 무역에서 미국을 정말 끔찍하게 대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다만, "나는 EU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바이든이 (무역을) 균등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라며 4월 2일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BI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도록 도우려 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자료에 대한 기밀 해제를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또 불법 이민자의 선거 참여를 제한하는 행정명령, 재무부의 지불 시스템 현대화 행정명령 등에 서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