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문학회’ 18살 생일잔치...40대 회장 등 세대교체속 역량있는 작가 속출

2025-02-24 (월) 07: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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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문학회’ 18살 생일잔치...40대 회장 등 세대교체속 역량있는 작가 속출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가 지난 22일 개최한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올해 수상자와 협회 전현직 회장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애틀문학회’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회장 박보라)가 세대교체 속에 역량 있는 작가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추위와 폭설 등으로 2주를 연기한 끝에 지난 22일 코앰TV에서 개최한 ‘제18회 설립기념식, 이취임식 및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상 시상식’은 협회가 변화 속에 한국 문단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자리였다.
이날 취임식을 가진 박보라 신임 회장은 역대 최연소인 40대 회장으로 열정과 패기 등으로 시애틀문학회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협회 구성원들을 문장의 명사, 동사, 형용사 혹은 마침표, 쉼표, 느낌표, 물음표 등과 비교하며 “회원들이 다 함께 뭉쳐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 협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갈 무렵인 2023년 취임해 지난 2년간 힘든 가운데서도 협회를 이끌어왔던 정동순 전 회장은 이날 박보라 회장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20대부터 90대까지 아우르는 협회도 드물 것”이라며 “더 나은 글,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모인 협회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박보라 회장과 임원들이 구성원 모두를 아울러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협회 비전을 이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애틀문학회는 이날 시상한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상’을 통해서도 해외 한인 문학은 물론 한국 문단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애틀문학회의 김학인ㆍ공순해ㆍ김윤선ㆍ문창국ㆍ정동순 전임 회장들의 경우 한국 문단에서도 인정받는 작가들인 데다 지난해에는 신진 회원들인 이원정ㆍ안미혜 씨가 한국의 비중 있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새롭게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상’ 수상자들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평양 고등어>란 작품으로 대상을 받은 유아영씨의 경우 심사를 맡았던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의 극찬이 쏟아졌다. 김 이사장은 유 씨의 작품에 대해 “신선한 소재와 구성에서 빼어난 작품으로 독창적이고 탁월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문학적 체험을 뛰어넘어 경이로움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인이자 번역가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인<상실의 시대>를 번역한 시인이자 번역가인 유유정 선생의 손녀인 유 씨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재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20년 넘게 한인사회 간병회사에서 슈퍼바이저를 지냈던 앤젤라 김 씨, 벨뷰통합한국학교에서 학부모회장을 지냈던 김진미 씨, 조수경, 채희분, 이유진, 박시현 씨도 올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박시현 씨는 고등학생인 것으로 전해져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도 감동이 넘쳤다. 늘 웃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활기를 선사하는 김진미 씨는 “다들 바쁘게 사는데 글을 쓴다는 것이 사치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 사치를 즐기기로 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고, 채희분 씨는 “응모를 한 뒤 하나님께 ‘가작이라도 입선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더니 정말로 가작을 주셨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박경호 영사는 이날 행사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곳을 찾는 여행과 문학을 비유하며 새내기 작가들에게 축하를 보내기도 했다. ‘떠오르는 스타’인 앤서니 김 군이 이날 첼로로 축하 연주를 맡아 큰 박수를 받았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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