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뷰와 린우드서 2명 사망…일부 가구는 3일째 정전피해
시애틀을 포함해 워싱턴주 서부지역에 19일 오후 ‘살인 광풍’으로 표현되는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이 강타하면서 역대급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태평양에서 발달한 따뜻한 저기압이 며칠 동안 세력을 키우다 19일 내륙의 북극 한랭전선과 부딪치면서 초강력 ‘폭탄 사이클론’을 절정에 달하면서 미 서부지역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를 강타했다.
이로 인해 워싱턴주에서는 마운트 레이니어 선라이스 지역에 시속 77마일의 강풍, 크리스탄 마운틴에선 74마일, 카마노 아일랜드에선 63마일, 시택공항에선 59마일, 페더럴웨이 57마일의 돌풍이 관측됐다.
워싱턴주뿐 아니라 캐나다 BC주 사틴 아일랜드는 시속 106마일, 오리건주 아콘 우먼 피크는 89마일, 캘리포니아 밴 브레머지역은 시속 82마일의 강풍이 몰아쳤다.
강풍으로 인해 워싱턴주에선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깃줄이나 가옥 등을 덮쳤다. 시애틀시 관내에서만 이날 오후부터 20일 새벽까지 30~40그루의 나무가 쓰러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퓨짓사운드 전체로는 수백 그루의 나무가 강풍을 못이겨 쓰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19일 밤 한때 시애틀 시티라이트가 공급하는 11만 4,0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고, 스노호미시 카운티 PUD 소속의 13만여가구, 퓨짓사운드 에너지(PSE)소속 35만가구, 타코마 공공 유틸리티 5,000여가구, 클램 카운티 PUD 6,000여가구 등에 정전이 발생했다. 워싱턴주 서부지역에 무려 60만 가구 이상에서 정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추위와 어둠의 공포에 떨어야했다. 이날 오후 이사콰 코스트코나 페더럴웨이 H마트 등 대형 마트에도 전기 공급이 중단돼 문을 조기에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폭탄 사이클론’ 강타로 워싱턴주에서는 현재까지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7시가 조금 못된 시각에 벨뷰 브라이들 트레일 동네에서 폭풍으로 인해 대형 나무 한 그루가 한 주택을 덮쳤다. 이날 사고로 인해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던 65세 여성이 현장에서 숨졌다. 남편은 나무가 덮친 뒤 가까스로 빠져나와 화를 모면했다.
이어 이날 밤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린우드 얼더우들 몰 파크웨이 인근 홈리스 캠프에서도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에 덮쳐 50대 여성이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당국은 현재 정전 피해 등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상당수 가구는 21일 현재까지 정진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정전 피해는 지난 2006년 12월14~15일 강풍으로 100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던 이후 가장 큰 규모다. 2006년 유대교 축제인 하누카 이브에 발생했던 당시 정전으로 인해 워싱턴주에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중 8명은 정전이 되자 집안에서 차콜을 피우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었다.
기상 당국은 지역 주민들에게 이러럼 강풍이 몰아치면 외출을 삼가고,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쓰러진 전선은 전기가 통할 가능성이 있어 접근하지 말고 최소 30피트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