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아버지가 탕자를 반가이 맞이한 까닭

2024-10-13 (일) 에릭 김 / 변호사
크게 작게
노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93조 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는 미국 전체 부의 거의 3분의 2에 해당합니다. 이 엄청난 액수의 부는 머지않아 젊은 세대들에게 상속이 되겠지요. 적절한 유산 계획이 없으면 가족 간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큰 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성경에는 ‘탕자의 비유'가 나오는데 이것이 상속계획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유 속 이야기에는 두 아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작은 아들은 아버지가 살아 계시는 동안 자신에게 배분될 상속 재산을 미리 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화를 내거나 거절을 할 법도 하지만 아버지는 순순히 상속 재산을 떼어 아들에게 건넵니다.

이윽고 상속 재산을 건네 받은 아들은 멀리 다른 나라로 떠나지만, 타향살이는 녹록하지 않을 터. 금새 자산을 탕진한 채 빈털털이로 집에 돌아갑니다. 이런 ‘탕자’를 맞이하는 아버지의 태도는 역시 예상을 깹니다. 화를 내기는 커녕 버선발로 나가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 이런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이는 곁에서 자식의 도리를 다하고 있던 큰 아들입니다. “왜 상속을 미리 하셔서 이런 사단을 초래한 것인지요?”


이런 유사한 상황을 놓고 고객들이 자주 상담을 하는 편입니다. 자녀들이 자산을 요구하는데 지금 증여하는 것이 더 나은지 묻거나, 내 아이가 직장을 잃고 돈이 없어서 나와 함께 살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아니면 자녀들 사이에 어떤 반감이 생기지 않도록 내 자산을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야 할까요? 등이다. 물론 대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계획에 관한 몇 가지 사항을 짚어 보겠습니다. 우선 아버지가 자신의 재산을 아들들에게 증여하는 경우입니다. 언뜻 선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가치가 매우 높은 자산을 선물로 주는 것이 정말 최선의 방법인지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증여하는 경우, 수혜자는 고인 사망일의 공정한 시장 가치와 동일한 기준으로 승급하는 대신 이월 기준을 받게 됩니다.

이는 매우 큰 자산을 상속받아 가능한 한 빨리 처분하고 싶어하는 수혜자에게 큰 세금의 부과될 함정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집을 선물할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증여 당시 집의 가치는 120만 달러였습니다. 아버지는 30년 전에 이 집을 20만 달러에 구입했습니다. 아들은 한 달 후에 집을 팔기로 결정했고, 그 집의 가치는 여전히 120만 달러에 이릅니다. 아들은 백만 달러의 시세차액을 갖게 되고 15%의 자본 이득세를 적용하면 무려 15만 달러의 납세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아들이 아버지의 사망 후에 집을 상속받고, 아버지의 사망 시 시장 가치로 이를 판매했다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둘째, 쓸데없이 돈을 많이 쓰는 아들이 있다면 신탁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신탁은 수혜자가 자산을 상속받는 방법에 대해 유언장보다 더 많은 통제권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신탁 문서에는 아버지가 사망할 때 아들을 위한 돈이 신탁으로 보관되며 수탁자는 건강, 교육, 유지 및 지원(HEMS)을 기준으로 아들에게 분배할 수 있다고 명시할 수 있습니다.
문의 (703)992-8668

<에릭 김 / 변호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