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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시대의 목회 리더쉽

2024-10-13 (일) 장재웅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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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가 되도록 평생 목회를 모범적으로 감당하면서 일상적인 삶에서도 귀감이 되며 자녀들을 덕망과 역량있는 교계 지도자로 4대에 이르기까지 기르신 노량진교회 원로이신 림인식 목사께서 2024년 5월 8일 서울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자랑스러운 원로목사 기념시상예식’에서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가 선정한 ‘자랑스러운 원로목사’로 선정되었다.

림 목사님은 2007년 필자가 참석한 크리스천 프레스가 주최한 세계 한인 목회자 세미나에서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성품’이란 제목으로 글을 발표한 적이 있으셨다.

그 글을 통해 목회자의 성품을 4가지로 구분하면서 목회자의 성품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셨다. 말 그대로 겉으로는 아주 부드럽고 유순하지만 속으로는 꿋꿋하고 곧은 것을말한다. 목회자가 자기 이익을 포기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외유이다. 아울러 어떤 상황속에서도 신앙양심을 지키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겨울에도 피어나는 동백꽃과 같이 신앙절개를 지켜내는 것을 내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목회자의 삶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신 것이다.


외강내유는 이와 정반대되는 경우이다. 자기 유익을 위해서는 조금도 양보치 않고 목회의 비전과 철학도 다 양보하고 아무것도 지키려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주변에 영향과 감동을 줄 수 없고 그를 따르는 사람도 없고 목회의 열매가 전혀 맺히지 않는다.

외강내강의 유형도 있다. 자기 이익도 양보하지 않고 동시에 목회의 비전에 있어서도 도무지 물러섬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은 강해보이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강한 만큼 쉽게 부러지기 쉽다. 신앙도 보수적이고 생활도 보수적이다. 이런 경우는 만나는 사람이 좁고 제한적이어서 차별성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게 된다. 이것이 심해지면 분쟁이 생기고 독선에 빠지게 된다. 목회자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외유내유의 목회자도 있다. 자기 유익에서도 양보하고 신앙과 비전, 모두 양보한다. 이 경우에는 그대로 나두면 자멸하는 경우이다. 아무것도 건질 것이 없다. 스스로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진보적 신앙에 진보적인 생활이다. 쉽게 타협하고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목회자가 결정적으로 무너지기 쉬운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세리나 이방인들에게 울타리가 없는 삶을 사셨다. 세리 마태와 젤롯당(Zealot)시몬과 같이 전혀 다른 스타일을 어우르고 포용하는 삶을 사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복음적 사명을 위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십자가를 지시는 길을 선택하셨다.

사도바울은 가말리엘 문하에서 정통 유대인 수업을 받은 최고의 학벌을 소유한 자였지만 본래 직언을 잘하고 과격하여 스데반을 돌로 쳐죽이는 일에 앞장 서는등 성품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때는 바울주변에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그를 떠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변화된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를 만난후 자신의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박고 외유내강의 자세로 살았기 때문이다.

신앙생활과 목회의 90%가 성품에서 좌우될 정도로 목회자의 성품은 중요하다. ‘외유내강’(外柔內剛) 스타일은 목회 양극화시대에 보수와 진보를 포용하며 분쟁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랑을 온전케 하기에 오늘날의 목회자나 지도자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리더쉽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장재웅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목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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